의식을 잃은 중증 뇌 손상 환자가 회복할 가능성을 단 13초 만에 예측할 수 있는 간단한 눈 검사법이 개발됐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중환자실에서 널리 사용해온 동공 검사보다 회복 가능성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13초 눈 검사, 7일 뒤 의식 회복 가능성 예측
덴마크 연구진은 빛을 비춘 뒤 동공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늦은 소등 반응(Late Light-Off Response·LOR)’에 주목했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는 주로 빛을 비춘 직후 동공이 얼마나 빠르고 크게 반응하는지만 측정해 왔다.
연구팀은 외상성과 비외상성 뇌 손상으로 의식이 저하된 환자 250명과 건강한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최대 20일 동안 매일 자동 동공 검사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LOR은 검사 당시 환자의 의식 수준과는 별개로 7일 뒤 의식이 회복될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중환자실에서 널리 사용하는 신경학적 동공지수(NPi)와 동공반사 잠복시간(PLR)은 향후 의식 회복 여부를 예측하지 못했다.
한 연구 참가자는 “기존 동공 검사는 현재 뇌의 상태를 보여주는 데 그쳤지만, LOR은 앞으로 뇌가 회복될 잠재력까지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장비 그대로 활용…로봇·응급의료에도 기대
이번 연구에서는 눈 검사 중 진정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와 산소 및 혈류 공급이 끊겨 발생한 허혈성 저산소성 뇌손상 환자에서 예측력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예비 분석이라며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더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눈 검사의 정확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향후 효과가 입증되면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판단하는 새로운 표준 검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검사는 현재 많은 중환자실에서 이미 사용 중인 휴대용 자동 동공측정기로 시행할 수 있으며, 한쪽 눈당 약 1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연구진은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도 기존 진료 과정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검사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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