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애니메이션 ‘퓨처라마’가 거대한 우주 고리와 초지능 쥐 문명을 결합한 독특한 세계를 선보였다. 새 에피소드는 ‘링월드’, ‘헤일로’, ‘혹성탈출’ 같은 고전 SF의 상상력을 한데 섞으면서 실제 물리학에서 가능한 회전형 인공중력까지 이야기의 핵심 장치로 끌어들였다.
‘퓨처라마’ 의 거대 고리, 인공중력을 만들다
‘퓨처라마’ 시즌 14의 새 에피소드 ‘반지의 제왕’에서 플래닛 익스프레스 일행은 거대한 링월드에 불시착한다. 이곳에는 놀랍게도 매우 높은 지능을 가진 쥐들이 문명을 이루고 살아간다.
프라이와 릴라, 에이미, 벤더, 허미스, 조이드버그, 판스워스 교수는 이 기묘한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하게 된다.
‘퓨처라마’의 총괄 프로듀서 데이비드 X. 코언에 따르면 이번 에피소드에는 고전 SF에 대한 수많은 오마주가 담겼다. 가장 중요한 무대인 우주 고리는 회전하면서 자체적인 인공 중력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구조물로 설정됐다.
실제로 회전하는 우주 거주지는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에서 중력과 비슷한 효과를 만드는 대표적인 아이디어다. 고리가 충분한 속도로 회전하면 안쪽에 있는 사람과 물체가 회전축에서 바깥쪽으로 밀리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바닥에 붙어 생활할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영감은 래리 니븐의 소설 ‘링월드’다. 거대한 고리형 인공 세계를 다룬 이 작품은 SF에서 엄청난 크기의 인공 구조물을 상징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코언과 이번 에피소드의 작가 빌 오덴커크가 과거 게임 ‘헤일로’를 많이 즐겼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헤일로’ 역시 거대한 고리 모양의 인공 천체를 중요한 무대로 삼은 대표적인 SF 작품이다.
초지능 쥐들이 지배하는 행성
하지만 거대 고리만으로 이번 ‘퓨처라마’의 에피소드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링월드를 지배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초지능 쥐들이다.
이 설정에는 영화 ‘혹성탈출’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됐다. 인간이 아닌 포유류가 문명을 이루고 오래된 유물과 과거의 비밀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닮았다. 제작진은 고리 설정이 없었다면 에피소드 제목을 아예 ‘쥐들의 행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연출을 맡은 크리스털 체스니 톰프슨이 실제로 쥐를 키웠던 경험도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에피소드 속 쥐들은 평범한 동물처럼 행동하다가 갑자기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보여주며 독특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제작진이 특히 자신감을 보이는 부분은 우주 고리의 시각적 표현이다. 코언은 이번에 등장하는 고리가 지금까지 이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것 중 가장 화려한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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