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다질 때마다 눈물이 쏟아져 고생한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최근 날카로운 칼날로 더 천천히 썰면 눈물을 흘리는 양이 훨씬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주범은 공중으로 솟구치는 ‘미세 방울’
양파를 썰면 세포가 파열되면서 눈물을 유발하는 화학 물질인 ‘프로판티알 S-옥사이드(Propanethial S-oxide)’가 생성된다. 이 화합물의 미세한 방울이 공중으로 튀어 올라 요리사의 눈 속 감각 신경에 닿으면 극심한 따가움과 눈물을 유발하게 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샤크닌자(SharkNinja) 소속 물리학자 나비드 후샹기네자드(Navid Hooshanginejad) 연구팀은 이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소형 절단기와 고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양파 세포 내의 즙이 칼날의 압력에 의해 얼마나 멀리, 높이 튀어 오르는지를 정밀 측정한 것이다.
무딘 칼로 빠르게 썰면 ‘40m’까지 솟구쳐
실험 결과, 칼날의 예리함과 써는 속도가 물방울이 튀는 거리를 결정하는 걸로 밝혀졌다. 무딘 칼날로 양파를 썰 경우, 껍질을 뚫기 위해 더 큰 물리적 힘이 가해지며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세포가 으깨지게 된다.
연구진은 무딘 칼로 빠르게 양파를 자를 경우 양파즙이 무려 40m(약 130피트) 높이까지 솟구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날카로운 칼날을 사용해 천천히 다질 경우 세포가 깨끗하게 절단되어 내부 압력이 낮게 유지되었다. 이 경우 양파즙 방울이 요리사의 눈높이까지 도달하지 못해 눈물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결국 양파를 썰 때는 “날카로운 칼로 정성껏 써는 것”이 눈물을 막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 셈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Slow, sharp cuts can keep an onion from making you cry”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