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불빛을 비추는 것만으로 진짜 제품과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인공 지문’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입자들이 우연히 만들어내는 고유한 무늬를 이용해 복제가 매우 어렵고, 스마트폰 손전등과 레이저 포인터만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불빛이 만드는 ‘세상에 하나뿐인 인공 지문’
KAIST 김상욱 교수 연구팀과 성균관대 권석준 교수 연구팀은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구형 입자들이 스스로 모이면서 만들어내는 무작위 무늬를 보안 기술로 활용했다.
같은 재료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도 입자들의 위치와 방향은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른 것처럼 똑같은 나노 무늬를 다시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기술을 ‘물리적 복제 방지 기능’이라고 한다. 기존 방식은 작은 구조를 읽기 위해 비싼 현미경이나 특수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새 기술은 이 과정을 크게 단순화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불빛을 비추면 입자의 배열에 따라 고유한 색과 반사 무늬가 나타나도록 했다. 레이저 포인터를 비추면 빛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면서 또 다른 고유한 무늬가 만들어진다.
손전등과 레이저로 두 번 확인한다
제품을 처음 만들 때 손전등과 레이저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무늬를 미리 등록해두고, 나중에 실제 제품에서 나타나는 무늬와 비교하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위조하려면 나노입자의 배열뿐 아니라 손전등에서 나타나는 색과 반사 무늬, 레이저에서 나타나는 빛의 무늬까지 모두 똑같이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인공 지문을 서로 다른 두 방법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복제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 나노 구조는 플라스틱과 금속, 투명 필름, 하이드로겔 등 다양한 재료에 옮길 수 있다. 전자제품과 사물인터넷 기기에 고유한 신분증을 부여하거나 명품, 미술품, 의약품의 위조 방지 표시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투명 필름에도 적용할 수 있어 제품의 디자인을 가리지 않는 보안 스티커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복제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확인하는 데는 스마트폰 손전등과 레이저 포인터 정도만 필요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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