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무게가 없는데…‘빛 상자’가 더 무거워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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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빛 알갱이인 광자는 질량이 0이지만, 빛을 완전히 가둔 빛 상자는 빈 상자보다 아주 조금 무거워질 수 있다. 질량은 단순히 물질의 양이 아니라 한 시스템에 갇혀 있는 전체 에너지와 운동 상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질량 0인 빛을 가둔 빛 상자는 왜 무거워질까

광자는 질량이 없지만 에너지와 운동량을 가지고 있다. 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빛은 에너지와 운동량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빛 자체의 질량은 여전히 0이다.

하지만 거울로 둘러싸인 빛 상자 안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빛이 여러 방향으로 계속 튕기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광자들의 운동량은 상쇄될 수 있지만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빛 상자 전체가 정지해 있다고 보면 그 안에 남아 있는 빛의 에너지가 상자 전체의 질량에 더해진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관계식 E=mc²에 따라 갇힌 에너지가 많을수록 상자의 질량도 증가한다.

즉 각각의 광자가 갑자기 질량을 얻는 것이 아니다. ‘상자+빛’이라는 전체 시스템이 빛의 에너지 때문에 더 큰 질량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만 증가량은 극도로 작다. 빛 에너지 1줄을 가둬도 늘어나는 질량은 약 1경분의 1킬로그램에 불과하다. 질량을 1그램 늘리려면 약 90조 줄의 에너지를 가둬야 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우리 몸의 질량도 대부분 에너지에서 나온다

이 원리는 단순한 사고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2010년 독일 본대학교에서는 두 개의 거울 사이에 빛을 가두고 광자들이 마치 질량을 가진 입자처럼 행동하는 상태를 만들어냈다. 이때 광자들은 ‘유효 질량’을 가진 입자처럼 움직이며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상태를 형성했다.

다만 여기서 광자가 실제 정지질량을 얻었다는 뜻은 아니다. 특정한 실험 환경에서 질량을 가진 입자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의미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더 놀라운 사례는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 속에 있다. 양성자를 구성하는 쿼크 자체의 질량은 양성자 전체 질량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양성자 질량의 대부분은 쿼크와 글루온의 운동 및 강한 상호작용과 관련된 에너지에서 나온다.

결국 ‘질량은 물질을 얼마나 많이 모았는가’라는 생각만으로는 현대 물리학의 질량을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질량이 없는 입자들로 이루어진 시스템도 내부에 에너지가 갇혀 있고 전체 운동량이 상쇄된다면 질량을 가질 수 있다.

빛 한 알은 질량이 없다. 하지만 빛 상자 안에 가두면 그 에너지가 상자 전체의 질량을 아주 조금 증가시킨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ABC, “Can A Box Of Trapped Light Actually Have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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