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적 관계는 결국 서로에 대한 신뢰와 친밀감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연인 뿐 아니라 친구, 이웃, 직장 동료 등 어떤 관계에서도 조종적 행동이 반복되면 관계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계를 무너뜨리는 조종적 행동
미국 코네티컷대학교의 메러디스 터너는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조종적 성향이 관계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조종적 관계 성향은 상대를 통제하거나 원하는 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죄책감, 불안감, 감정적 압박 등을 이용하는 행동을 말한다. 이러한 성향은 사이코패스적 특성과 거짓말, 정서적 학대 행동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약 6천500편의 논문을 검토한 뒤 기준에 맞는 16개 연구를 선별해 분석했다. 이 연구들에는 약 1만1천 명의 참가자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나타난 것은 마키아벨리즘 성향이었다.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거나 조종하는 경향을 뜻한다.
또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죄책감을 유도하는 감정적 조종 행동 역시 관계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결과가 나이, 성별, 관계 유형과는 거의 무관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인 관계뿐 아니라 친구 관계, 가족 관계 등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조종적 행동이 단기적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와 친밀감을 훼손한다고 설명했다.
조종적 관계에서 벗어나는 방법
연구진은 조종적 관계를 알아차리는 첫 단계가 관계의 균형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원하는 일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기적이라고 비난하거나 사랑하지 않는다고 몰아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방식은 상대에게 죄책감을 심어 행동을 통제하려는 대표적인 조종 전략이다.
연구에서는 ‘형평성 이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설명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보다 더 많이 주고 덜 받는다고 느끼면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진다.
조종적 관계에서는 한쪽이 지속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감정적 에너지를 투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관계에서 얼마나 주고받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균형이 맞는지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관계를 끝내기 어려운 현실적 이유가 있다면 먼저 상대방과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직접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조종적 행동이 지속되면 결국 관계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자신의 욕구와 경계를 분명히 표현하는 것은 불균형한 관계를 보다 건강한 관계로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ology Today, “How to Escape the Grips of a Manipulative Par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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