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출산율 감소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전문가들은 문제의 핵심이 사회적 불안 정서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출산율 하락은 개인의 선택이나 스마트폰 사용 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출산율을 떨어뜨렸을까
최근 경제학자 케이틀린 K. 마이어스와 에제키얼 후퍼는 스마트폰 보급이 미국 출산율 감소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사교 활동과 연애 방식, 여가 활용 방식을 변화시키면서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대면 만남보다 문자메시지, 영상 시청, 소셜미디어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스마트폰이 인간관계를 대신하는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온다.
그러나 이 연구는 아직 검토와 학술적 논의가 더 필요한 초기 단계의 연구다.
심리치료사이자 칼럼니스트인 제니퍼 거하르트는 출산율 하락을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사회가 몇 년마다 새로운 원인을 찾아낸다고 설명한다. 여성의 직업 의식, 학자금 대출, 소셜미디어, 특정 세대의 가치관 등이 차례로 지목돼 왔고, 이제는 스마트폰이 새로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불안한 사회
전문가들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원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출산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집값과 생활비 부담으로 경제적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는 예상치 못한 사건 하나만으로도 주거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정치적 불안정성과 경제적 불확실성 역시 출산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결혼 제도와 가족의 법적 권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부모 역할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양육 지원 체계의 약화도 중요한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대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으며 보육비는 크게 상승했다. 육아휴직과 공공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람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스마트폰이 문제라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온라인 사용 시간을 줄이고 더 많은 만남을 가지면 된다.
그러나 실제 원인이 주거비 상승, 부족한 보육 서비스, 정체된 임금, 만성적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면 문제 해결은 훨씬 복잡해진다.
연구자들은 출산율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술을 탓하기보다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ology Today, “Are Phones the Cause of the Declining Birth 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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