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동안 사육된 아프리카코끼리도 야생으로 돌아가면 다시 자연에 적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행동은 야생 코끼리와 비슷해졌지만, 몸속 스트레스는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사육된 아프리카코끼리도 다시 야생을 배웠다
서커스와 동물원에서 오랫동안 지낸 아프리카코끼리들이 야생으로 돌아간 뒤, 자연에서 태어나 자란 코끼리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보호구역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코끼리 11마리를 5년 동안 관찰했다. 그리고 이들의 행동을 넓은 야생 보호구역에서 살아가는 코끼리들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야생으로 돌아간 아프리카코끼리들은 주위를 살피거나 다른 코끼리와 마주하는 행동, 몸을 만지는 행동 등을 야생 코끼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였다.
하지만 차이도 있었다. 이들은 주변 환경을 자세히 살피는 행동을 야생 코끼리보다 덜 보였다. 연구진은 우리 안에서 오래 살았던 동물원 코끼리들은 야생에서 꼭 필요한 이런 능력을 자주 사용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코끼리 재적응 신탁의 한 연구원은 과거의 상처와 성격이 서로 달라도, 여러 마리의 코끼리를 함께 풀어주고 그곳에 이미 살고 있는 야생 코끼리들과 어울릴 수 있으면 자연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행동은 비슷해졌지만 몸속 스트레스는 더 살펴봐야 한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아시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를 합쳐 1만5,000마리 넘는 코끼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들은 동물원과 사원, 관광시설, 벌목장, 서커스, 개인 시설 등에서 살아간다.
이들은 많은 경우 관절 질환을 앓거나 새끼를 낳는 능력이 떨어지고, 야생 코끼리보다 수명이 짧은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동물보호단체들은 더 좋은 환경과 더 인도적인 사육 방식을 오래전부터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코끼리들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야생으로 돌아간 동물원 코끼리들이 스트레스를 빠르게 회복했다는 연구가 나왔고, 보츠와나에서는 풀려난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계절 변화에 맞춰 이동하는 법을 다시 익혔다는 연구도 보고됐다.
이번 연구에서도 야생으로 돌아간 아프리카코끼리들이 자연생활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몸속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생체 지표는 일부 코끼리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직 충분한 자료가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번식 호르몬 등 다른 건강 지표도 함께 조사해야 재적응이 정말 성공했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아프리카코끼리가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숲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거나 사람과 코끼리의 갈등이 심한 지역은 방사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사람과 함께 살았던 코끼리도 적절한 환경과 충분한 도움을 받으면 다시 야생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성공을 판단하기보다 몸과 마음이 모두 자연에 적응했는지 오랫동안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lephants can relearn how to live wild after years in cap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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