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라필린은 열대 식물 속에 극소량만 존재하는 희귀 항암 후보 물질이다.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학자들이 처음 밝혀냈다. 연구진은 식물이 이 복잡한 분자를 만드는 핵심 효소 2개를 찾아냈고, 덕분에 앞으로는 자연 파괴 없이도 이 물질을 대량 생산할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식물이 만드는 ‘비틀린 분자 구조’의 정체 밝혀져
연구진은 미트라필린이 ‘스피로옥신돌 알칼로이드’라는 특수 화합물 계열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 물질들은 독특하게 꼬인 고리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생물학적 활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항염증·항종양 효과 가능성이 보고되면서 의약학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
연구팀은 지난 2023년, 식물이 이런 독특한 ‘스피로’ 형태를 만드는 첫 번째 효소를 발견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는 박사과정 연구원 응우옌 투안안이 중심이 되어 미트라필린 생성에 핵심 역할을 하는 효소 2개를 추가로 규명했다.
첫 번째 효소는 분자의 입체 구조를 정확한 형태로 정렬하고, 두 번째 효소는 이를 최종적으로 미트라필린으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 연구 참가자는 “마치 생산 라인의 잃어버린 연결 고리를 찾은 것과 같다”며 “자연이 이런 복잡한 분자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오랜 수수께끼를 푼 셈”이라고 설명했다.
미트라필린, 크라톰 속 0.1%의 한계 극복
미트라필린은 현재 열대 식물에서 극미량만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크라톰’으로 알려진 미트라기나 식물과 ‘캣츠클로’로 불리는 운카리아 식물 등에 들어 있다. 두 식물 모두 꼭두서니과 계열이다.
문제는 양이 너무 적다는 점이었다. 기존에는 식물에서 직접 추출하기도 어렵고, 실험실에서 재현하는 비용도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미트라필린 생성에 필요한 핵심 효소들이 확인되면서, 앞으로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해당 물질을 생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단순히 미트라필린 하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천연 치료 후보 물질 생산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Daily, “A rare cancer-fighting plant compound has been de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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