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두 달 빠른 독감 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의료계는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폐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독감이 단순한 호흡기 질환에 그치지 않고 폐로 번질 경우, 호흡부전과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 유행, 10년 새 최악 수준 가능성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국 표본 감시의원 300곳에서 집계된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2.8명으로, 일주일 전(13.6명)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작년 같은 시기(3.9명)보다 6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7~12세 연령대에서 발병률이 1000명당 68.4명으로 가장 높았다.
질병청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한 독감 유행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이 호흡기 감염병 예방접종의 적기”라고 밝혔다.

독감에서 폐렴으로, 연쇄 감염의 위험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고열, 기침, 근육통,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는 폐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 ‘202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암·심혈관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3위로, 환자 수는 최근 3년 새 51만 명에서 188만 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경희대병원 곽원건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고령자는 폐 기능이 약해 염증이 생기면 산소 교환이 어렵고, 독감에서 폐렴으로 악화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독감과 감기는 다르다
첫째,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다
감기는 주로 리노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상기도(코·인두)에 국한된 약한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A형이나 B형 바이러스 감염으로, 호흡기 전반에 침투해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독감은 감기보다 전염 속도와 증상 강도가 훨씬 크다.
둘째, 증상이 갑작스럽고 강하다
감기는 서서히 시작돼 콧물·기침·미열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38~40도), 오한, 극심한 근육통, 두통, 피로감이 동반된다. 하루 사이에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염력도 높아 가족이나 직장 내 집단 감염으로 번지기 쉽다.
셋째, 합병증 위험이 훨씬 높다
감기는 대부분 3~5일이면 자연 회복되지만, 독감은 폐렴, 심근염, 뇌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 임신부, 영유아, 만성질환자는 회복이 더디고 폐렴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전신 감염병으로, 초기 대응이 늦으면 중증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 통증이 시작된다면 단순 감기로 넘기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어떻게 될까
폐렴이 심화되면 염증이 폐포를 막아 산소 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저산소혈증, 호흡부전이 발생하고, 심하면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래는 독감에서 폐렴으로 진행될 때의 단계별 증상과 임상적 변화다.
| 구분 | 주요 증상 | 폐 염증 상태 | 치료 및 관리 |
|---|---|---|---|
| 경증(초기 독감 단계) | 37~38도 미열, 인후통, 기침, 근육통 | 상기도(코·기관지) 염증 | 해열제·수분 섭취, 필요 시 항바이러스제 |
| 중등도(독감 합병증 단계) | 38도 이상 고열, 누런 가래, 흉통, 숨참 | 하부기관지·폐포 일부 염증 | 흉부 엑스레이 검사, 항생제 병용 가능 |
| 중증(폐렴 진단 단계) | 호흡곤란, 고열 지속, 산소포화도 저하(SpO₂ 90% 이하) | 폐포 내 삼출물 축적, 산소교환 장애 | 입원 치료, 항생제·산소요법·수액 공급 |
| 위중(호흡부전 단계) | 호흡곤란 악화, 청색증, 의식 저하 | 폐 전체 염증 확산, 산소교환 불능 | 중환자실 치료, 인공호흡기·패혈증 관리 |
곽 교수는 “기침과 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숨이 차면 단순 감기로 넘기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조기 진단이 생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은 백신과 생활관리
독감 예방접종은 폐렴 예방의 첫 단계다. 독감 감염 자체를 줄이면 2차 감염인 세균성 폐렴의 위험도 낮출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는 국가 무료 접종 대상이며, 코로나 백신과 동시에 접종할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에서 1회 권장되며, 이전 접종자는 5년 후 재접종이 필요하다.
흡연은 폐의 방어 기능을 저하시켜 폐렴 위험을 두 배 이상 높이므로 금연이 필수적이다. 또한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사, 충분한 수면, 손씻기 생활화는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생활 속 폐렴 예방법 요약
| 구분 | 주요 내용 |
|---|---|
| 예방접종 | 폐렴구균: 65세 이상 1회, 독감: 매년 접종 |
| 금연 | 폐 방어기능 회복 및 구강 내 세균 감소 |
| 흡인 예방 | 음식물·침이 기도로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 주의 |
| 위생 관리 | 손씻기·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기 감염 차단 |
| 영양 유지 | 단백질·비타민 풍부한 식사로 면역력 강화 |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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