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은 심장뿐 아니라 뇌에도 즉각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한 번의 고지방 식사만으로도 몇 시간 안에 혈관이 경직되고 뇌로 가는 혈류 조절 기능이 약화돼, 뇌졸중과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은 탄수화물, 단백질과 함께 3대 영양소 중 하나로, 에너지원이자 비타민 흡수와 체온 유지, 장기 보호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특히 뇌와 신경조직의 주성분이 지방이라는 점에서 뇌 건강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방의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르다.
포화지방은 육류와 유제품에, 불포화지방은 생선이나 식물성 식품에 많다.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심혈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뇌 혈류에도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 몸은 혈압이 변해도 뇌 혈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적 뇌 자가조절(dynamic cerebral autoregulation)’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이 흔들리면 순간적으로 혈액이 과다 유입되거나 부족해지고, 장기적으로는 뇌 신경 질환 위험이 커진다.
이번 연구는 18~35세 남성 20명과 60~80세 남성 21명을 대상으로, 고지방 식사 전후 혈관 기능과 뇌혈류 조절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실험 식사는 생크림으로 만든 밀크셰이크로, 1,362kcal에 지방 130g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팔 혈관의 확장 능력(흐름 매개 확장)과 스쿼트 운동 중 뇌혈류 변화를 초음파로 측정했다.

식후 4시간 만에 뇌혈류 약화…노년층 더욱 취약
연구 결과, 식후 불과 4시간 만에 혈관이 뻣뻣해지고 확장 능력이 떨어졌으며 뇌 혈류 조절 기능도 약화됐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연령에서 나타났지만, 고령층에서 약 10% 더 크게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고지방 식사가 활성산소를 늘리고 혈관 이완을 돕는 산화질소를 줄인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번 결과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 끼의 고지방 식사가 심장뿐 아니라 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가끔의 패스트푸드가 큰 해를 끼치진 않겠지만, 단 한 끼 식사도 뇌와 혈관 기능에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며 “특히 고령층은 뇌가 더 취약해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보건당국(NHS)은 남성은 하루 포화지방 섭취량을 30g 이하, 여성은 20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주말 외식이나 패스트푸드 섭취로 이 기준을 쉽게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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