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대기 관측 기술의 활용성을 증명하듯 10년 넘게 방치되어 있던 과거의 천문 관측 데이터에서 금성의 베일에 싸인 구름 위 대기층에 형성된 거대 동심원 고리 구조의 결정적 증거가 발견됐다. 과학 전문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연구진은 카나리아 제도 윌리엄 허셜 망원경의 아카이브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금성 상층 대기에서 행성 전체를 아우르는 희미한 동심원 고리 패턴을 포착하고 연구 결과를 ‘행성과학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 게재했다. 이번 성과는 편광 관측 장비를 통해 기존 일반 영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대기 밀도의 미세한 파동 구조를 드러낸 연구로 평가받는다.

방치된 아카이브 엑스포 편광 장비로 포착
이번 발견의 시작은 2010년 일몰을 기다리던 과학자들이 먼 별과 먼지 디스크를 관측하기 전 짧게 촬영했던 36분 분량의 금성 데이터였다. 오랫동안 아카이브에 보관되어 있던 이 자료를 네덜란드 연구진이 편광 측정 전문 장비인 엑스포(ExPo)를 활용해 정밀한 금성 대기 관측 재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가시광선 필터를 통과한 일반 영상과 편광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반 영상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희미한 고리 패턴이 편광 신호를 분리해 내자 세 차례의 관측 데이터 모두에서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입증 대기 밀도 변화와 중력파
연구진은 이 고리 패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금성 구름 위 가스층을 통과하는 태양광의 산란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모형화했다. 가상 모델 계산 결과, 금성 대기 가스 밀도가 5%에서 10% 정도 미세하게 변할 때 실제 관측 데이터와 일치하는 고리 패턴이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밀도 변화는 전체 광량 관측에서는 드러나지 않으며, 연구진은 해당 파동이 물결표면의 파문처럼 가스층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행성 규모의 거대 중력파(Gravity Waves)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후보 검출 한계 신중한 입장과 향후 과제
다만 연구팀은 고리 패턴 자체는 직접적인 관측 결과이지만 이를 일으킨 대기 파동은 데이터를 통해 추론된 해석인 만큼, 이번 연구가 새로운 금성 현상의 최종 확정이 아닌 ‘후보 검출(Candidate Detection)’ 단계임을 강조했다. 관측에 사용되었던 엑스포 장비가 현재 해체되어 해당 아카이브 데이터가 유일한 자료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천문학계는 이번 연구가 비록 신중한 접근을 필요로 하지만, 편광 데이터를 활용해 다른 행성의 복잡한 대기 구조를 분석하는 새로운 연구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중력파(Gravity Waves – 대기역학): 우주 시공간의 중력파(Gravitational Waves)와 달리, 대기 중 부력과 중력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가스층이나 수면에서 파문 형태로 퍼져나가는 밀도 파동 현상이다.
금성 대기 관측(Venus Atmospheric Observation): 이산화탄소와 황산 구름으로 이루어진 금성의 두꺼운 대기층을 특수 파장대 및 편광 장비로 분석하여 대기 순환과 구조를 연구하는 분야다.
손동민 에디터 / hello@sciencewave.kr
자료: phys.org
제공: 사이언스웨이브 (https://sciencewave.kr)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