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NSF-DOE 베라 C. 루빈 천문대]
마치 놀이공원의 관람차처럼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거대 소행성이 발견되어 천문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름 500m가 넘는 대형 소행성 중 역대 가장 빠른 회전 속도를 기록한 이 천체는 기존의 행성 형성 이론을 새롭게 정의할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기존 기록의 30배 속도… “너무 빠르다”
시애틀 워싱턴 대학의 사라 그린스트리트(Sarah Greenstreet) 박사 연구팀은 지난 7일 미국천문학회(AAS)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 발견된 소행성 ‘2025 MN45’의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 소행성의 자전 주기는 단 112초에 불과하다.
기존에 발견된 동급 크기 소행성들의 자전 주기가 통상 30분에서 1시간 사이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는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완전히 깨는 압도적인 속도다. 그린스트리트 박사는 “이전에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던 그 어떤 것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이며, 지금까지 관측된 천체 중 단연 독보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베라 루빈 천문대의 첫 성과… 소행성 90%가 ‘신규 발견’
이번 발견은 칠레에 건설된 베라 C. 루빈 천문대(Vera C. Rubin Observatory)의 첫 관측 이미지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루빈 천문대는 향후 10년간 남반구 전체 하늘을 며칠 간격으로 정밀 촬영하여 태양계의 역동적인 변화를 관측할 예정이다.
지난 봄, 단 9일 밤 동안 촬영된 ‘첫 관측 이미지’ 세트에는 약 2,100개의 태양계 천체가 포착되었으며, 이 중 약 90%가 이전에 발견된 적 없는 새로운 천체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밝기 변화를 시간 단위로 추적하여 76개 소행성의 자전 주기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단단한 암석 핵의 증거… 태양계 형성 비밀 푼다
천문학계가 소행성의 회전 속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속도가 소행성의 내부 강도와 구성 성분을 알려주는 유일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형 소행성들은 느슨한 자갈들이 중력으로 뭉쳐진 ‘잔해 더미(Rubble pile)’ 형태다. 이런 소행성들은 자전 주기가 2.2시간보다 빠를 경우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난다. 그러나 2025 MN45처럼 2분도 안 되는 시간에 회전한다는 것은, 이 소행성이 분해되지 않을 만큼 매우 단단한 단일 암석이나 밀도 높은 점토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 초고속 회전 소행성들이 과거 거대한 천체 충돌 과정에서 더 큰 모천체의 단단한 ‘핵’ 부분이 떨어져 나온 파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린스트리트 박사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이러한 고속 회전체들이 다수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행성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이 곧 우리 태양계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A newly discovered asteroid is the fastest-spinning one of its 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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