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피부와 드러난 이빨, 그리고 거친 포효는 공룡을 떠올릴 때 빠지지 않는 상징이다.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그 크기와 위협적인 외형에 자연스럽게 덧씌워진 이미지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초식공룡 화석은 이와 정반대의 결과를 나타내 눈길을 끈다. 공룡은 거친 포효가 아닌 새 울음 소리에 가까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잘 보존된 발성기관의 구조가 이를 나타낸다.
조류형 발성기관이 보존된 신종 공룡
이번에 발견된 공룡은 ‘푸라오사우루스 칭롱(Pulaosaurus qinglong)’이라는 이름의 소형 초식공룡으로, 몸길이는 약 60cm에 불과하다. 중국 허베이성 북부의 티아오지산 지층에서 발굴됐으며, 약 1억6500만~1억5000만 년 전 중기에서 후기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반류(Ornithischia) 중에서도 신조반류(Neornithischia)에 속하는 계통으로, 조류와 유사한 골반 구조를 지닌 특징이 있다.

중국 허베이성 티아오지산 지층에서 발굴된 이 표본은 척추, 골반, 팔다리, 두개골, 꼬리뼈까지 잘 보존돼 있으며, 연조직 일부도 함께 확인됐다. 약 1억6000만 년 전 중~후기 쥐라기 시기의 것으로, 조반류 공룡 중 조류형 발성기관을 가진 사례로는 최초다. 개체는 몸길이 약 60cm로, 작은 초식 공룡에 해당한다. [사진=PeerJ 제공]
이 화석은 중국과학원(CAS) 난징지질고생물연구소 연구진에 의해 분석됐으며, 연구 결과는 2025년 7월 학술지 PeerJ에 발표됐다. 주목할 점은 후두뼈, 즉 발성기관의 일부가 화석으로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공룡의 후두 연골이 현대 조류에서 볼 수 있는 길쭉하고 잎 모양의 구조와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푸라오사우루스가 포효보다는 조류처럼 능동적으로 울 수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후두뼈가 보존된 공룡은 단 두 종뿐이며, 푸라오사우루스가 그 중 하나다.
풀 먹던 푸라오사우루스, 조류형 발성기관 구조 확인
푸라오사우루스의 화석은 척추, 골반, 팔다리, 턱뼈뿐 아니라 내장 부위와 연조직 일부까지 보존된 거의 완전한 개체였다. 연구진은 이 공룡이 주로 부드러운 식물을 먹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턱과 치아의 구조는 질긴 섬유질보다 연한 식물 조직을 절단하는 데 적합했으며, 복부에서는 식물 씨앗이나 조각으로 보이는 흔적과 함께 위석(gastrolith)으로 추정되는 작은 조약돌도 확인됐다.

A는 윗턱뼈(maxilla)로, 이빨과 치아 교체 흔적이 뚜렷이 보이며, 영양공(혈관이 통과하는 구멍)과 돌출부가 확인된다.
B와 C는 눈 주위의 관자뼈(jugal bone)로, 다양한 돌기와 연결면이 관찰된다.
E와 F는 입천장 뒤쪽에 위치한 구개골(pterygoid bone)로, 턱관절과 연결되는 구조다.
G와 H는 후두부 뼈들로, 뇌와 척수 사이를 연결하는 후두융기와 다양한 접합면이 함께 보존돼 있다.
각 부위는 실제 화석 사진과 윤곽선을 덧댄 해부학적 도해로 병행 제시되었다. [사진=PeerJ 제공]
푸라오사우루스가 출토된 옌랴오 생물군(Yanliao Biota)은 중국 북동부의 중기~후기 쥐라기 지층으로 보존 상태가 뛰어난 공룡 화석 산지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는 주로 소형 수각류 공룡과 초기 조류, 깃털 공룡 등이 다수 발굴돼 조류 진화 초기 단계에 대한 자료가 집중되어 왔다. 반면 초식성 조반류 공룡의 기록은 거의 없어, 해당 계통의 초기 분화 과정이나 생태적 특성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푸라오사우루스는 그동안 축적되지 않았던 신조반류의 해부학적 특성과 생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첫 사례다. 특히 조반류 공룡에서 후두뼈가 보존된 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구조는 소리를 낼 수 있는 능동적 발성 기관과 형태적으로 유사한 점이 확인됐다.
이는 공룡 내 여러 계통에서 조류형 발성 구조가 독립적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을 열어주며, 조반류 공룡의 진화적 다양성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비교 기준이 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Yunfeng Yang et al, A new neornithischian dinosaur from the Upper Jurassic Tiaojishan Formation of northern China, PeerJ (2025). DOI: 10.7717/peerj.19664
저널 정보: Pee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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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ought on “공룡은 포효하지 않고 새처럼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