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과학] 성난 물의 가공할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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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2026년 8월 26일 네팔의 히말라야 산맥 랑탕 계곡에서 발생한 빙하의 홍수는 세기의 재난이 되었다. 커다란 빙하 덩어리가 골짜기로 떨어져 지면과 충돌하는 순간, 빙하의 중력 에너지는 충돌과 함께 열에네지로 변해 액체 상태의 물이 되었고, 그 물은 바위와 흙을 끌어안고 쓰나미가 되어 ‘빙하 홍수’가 된 것이다. ‘생명의 물’이라 불리는 물이지만, 홍수와 바다에서 일어나는 노도는 가공할 재난을 가져오기도 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포르투갈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파도가 밀려오기 때문에 세계의 서퍼(surfer)들이 가장 극적으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나자레(Nazarė)라는 서핑의 성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서퍼들의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국제 서핑 대회가 해마다 열리기도 한다.

2020년 10월 29일의 아침은 선선하고 하늘이 맑았다. 독일의 유명 서퍼인 스테우트너씨는 아침부터 엄청나게 솟아오른 파도에 올라가 비스듬히 서핑을 시작했다. 그의 서핑 모습을 지켜보던 서핑 연구자의 관측에 의하면, 그간 관측된 서핑 기록에서 최고 파고인 26.21m 높이의 파도를 그가 타고 있었다. 그 이전의 기록적 파고는 2017년에 나자레에서 확인된 24.38m였다.

스테우트너씨는 2024년 2월에도 이곳에서 서핑을 했고, 그때의 기록은 과거보다 더 높은 28.57m였다. 그의 이러한 서핑 장면은 특수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으로 관측되었다.

서퍼들은 높은 파도가 밀려드는 해변에서 서핑을 즐긴다. 나자레 해변은 평균 파고가 15-20m일 정도로 높은 파도가 일어나는 곳이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알래스카를 휩쓴 쓰나미

물은 액체이기 때문에 큰 에너지를 갖지 않은 것처럼 생각된다. 1958년 7월 9일 알래스카 남쪽에 있는 깊숙한 리투야만(Lituya Bay)으로 밀려온 메가 쓰나미의 파도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높은 524m까지 올라갔다. 이때 긴 시간 짠물에 뒤덮인 이곳 해안의 나무들은 전부 죽어 고사목이 되고 말았다.

1958년에 리투아만을 휩쓴 메가 쓰나미는 이곳에서 160km 떨어진 곳(별표)에서 발생했다.

리투야만의 수심은 약 220m이다. 만으로 밀려든 쓰나미는 해발 520m 높이에 있는 나무까지 전부 앙상한 고사목으로 만들었다. 쓰나미가 발생한 날, 이곳 리투아만에서 작업하던 3척의 어선은 모두 침몰했다. 그중 1척의 선장과 그의 부인은 다행히 살아서 언덕 위의 나무에 걸려 있었다. 이날 쓰나미를 일으킨 지진은 진도 7.8로 기록되었다.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준 쓰나미는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인근에서 발생한 진도 9.1의 지진이었다. 이때 발생한 초대형 쓰나미가 인도네시아를 덮쳤을 때의 파고는 30m에 이르렀고, 이 쓰나미는 인도양 연안의 주민 227,000명을 사망하게 만들었다. 이때 인명만 아니라 주택, 어선, 학교, 병원 등의 시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2011년 3월 11일 일본의 동해안에서 일어난 진도 9.1의 지진은 해안의 주민 18,000명의 목숨을 잃게 한 동시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파괴하고 말았다.

가장 큰 파괴력을 가진 괴물파도(rouge wave)

지진해일(쓰나미)이라 불리는 파도가 밀려들면 가공할 위력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쓰나미보다 더 위험한 파도가 있다. 루그 웨이브(rouge wave 괴물파도, 광란파도)라 불리는 파도는 주변의 다른 파도와 달리 갑자기 파고가 2배 가까이 높아져 밀려온다.

이런 괴물파도는 각기 다른 방향에서 밀려오던 파도가 어느 지점에서 서로 겹쳐지는 순간, ‘파의 간섭’ 현상이 일어나면서 두 파도의 에너지가 합쳐져 광란의 파도로 변하는 것이다. 이런 괴물 파도는 예고가 없이 출몰하여 서퍼들은 물론이고 선박을 침몰시키고 해상 구조물을 타격하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 1995년에 북해의 한 석유시추선에서 관측된 괴물파도의 파고는 25.6m에 이르렀다.

괴물파도는 서퍼들만 아니라 해안의 모든 구조물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괴물파도보다 더 가공할 노도가 있다. 수면이 잔잔한 해안에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밀어닥쳐 해변의 사람들을 불시에 휩쓸어가는 이 파도의 이름은 스니커 파도(sneaker wave, 이안류)이다. sneaker란 ‘몰래 다가온다’는 뜻이다. 물의 양이 많고 휩쓸어가는 힘이 강한 이 파도는 흔히 이안류(離岸流 rip current)라 불리고 있다. 이안류는 해변에 있던 사람과 큰 바위까지 바다로 끌고 들어간다. 이안류는 이동 속도가 초속 2-3m이기 때문에 어떤 수영선수라도 탈출하기 어렵다.

이안류는 먼 바다에서 발생한 파도들이 이동하면서 서로 중첩되어 에너지가 한껏 증폭되어 나타난다. 우리나라 해변에서는 이안류가 잘 발견되지 않지만 태평양 북서부의 미국 오레곤주, 워싱턴주, 캘리포니아주 그리고 아이슬란드의 블랙샌드 비치 등에서는 자주 나타난다. 만일 이런 이안류에 휩쓸린다면 당황하지 말고 부력을 유지하여 떠 있다가 파도가 안정된 뒤에 탈출해 나와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오레곤주 해안에 밀어닥친 이안류가 해변의 수목들에게 준 피해를 보여준다.

괴물파도와 이안류는 넓은 대양의 해변에서 발생하는 파도이지만, 이와 다른 가공할 파도가 호수나 내만에서 발생할 수 있다. 세이지 파도(seiche wave)라 불리는 파도는 호수 주변에 지진이 발생하거나 폭풍 또는 허리케인이 불어 형성된 큰 파도가 내부에 갇힌 상태로, 마치 큰 대야의 물이 좌우로 흔들려 크게 출렁이듯이 운동하여 발생하는 파도이다. 세이시 파도는 갇힌 상태에서 앞뒤로 구르는 파도이기 때문에 호수의 깊은 밑바닥까지 드러나게 만든다.

파고를 측정하는 방법

과학자들은 대형 저수조를 설치하여 인위적으로 파도를 일으키면서 노도가 서로 만나 어떻게 간섭현상을 나타내는지 조사한다. 쉬지 않고 출렁이는 높은 파도의 높이를 측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수면에 커다란 부유물을 던져두고 그것이 오르내리는 높이를 광학적으로 재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스트레오스코픽 비전’이라는 광학기구로 측정한다. 인간의 눈은 양쪽 눈으로 보아야 물체를 입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제작돤 스트레오스코픽 비전은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으로 파도의 높이를 측정한다.

파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파도의 높이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안에 자라는 맹그로부 숲이나 산호초가 파도를 얼마나 잠잠하게 하여 해안 침식을 방지해주는 주는지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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