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과학] 0.05mm의 비행, 강모 날개가 여는 초미세 공기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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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곤충의 세계는 크기의 스펙트럼만으로도 극단적이다. 한쪽 끝에는 손바닥보다 큰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가 있고, 다른 끝에는 먼지보다 작은 마이크로 딱정벌레가 존재한다.

지구상에는 약 5,500만 종의 곤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름이 붙은 것은 약 100만 종에 불과하다. 그 거대한 다양성의 대부분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속한다. 이 방대한 곤충계 안에는 맨눈으로는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는 극소형 생물군이 포함되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몸길이 0.05mm 수준의 마이크로 딱정벌레다.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이 곤충은 현미경 아래에서만 형태가 드러나며, 그 움직임조차 고속 촬영으로 포착해야 할 정도로 미세하다. 그러나 이들은 표면 위를 기어 다니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초당 수백 번의 날갯짓으로 공기를 밀어내며 공중을 이동한다.

인간이 만든 어떤 비행체보다 작은 몸으로, 점성이 큰 공기 속에서 효율적인 비행을 수행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이들의 비행을 분석하는 이유는, 이 미세한 운동 속에 초소형 비행체 설계에 응용할 수 있는 정교한 공기역학의 원리가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가장 작은 곤충은 먼지진드기(몸길이 0.3-0.4mm) 정도이다. 이들은 날개가 없는 곤충이다.

버섯에 기생하는 버섯파리 종류도 작은 곤충으로 유명하다. 버섯파리는 몸길이가 1mm 내외이지만 일반 비행 곤충과 같은 구조의 날개를 가졌다. (참고 : 거미줄의 직경은 0.002-0.01mm(평균 0.003mm)이고, 머리카락의 평균 직경은 0.06-0.08mm이다. 머리카락은 거미줄보다 약 20배 두꺼운 셈이다)

강모 날개, 미세한 공기를 제어하는 비행 구조

러시아와 베트남 지역에서 채집된 초소형 딱정벌레 38종은 모두 길이가 0.3~5mm에 불과하다. 콜로멘스키 연구팀은 고속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현미경을 이용해 이들의 날개 구조를 분석했다. 날개는 얇은 막이 아니라 강모가 촘촘히 배열된 형태로, 마치 천이 제거된 부채살과 같다.

요정파리(fairlyfly)라 불리는 이 파리 무리는 현재까지 1,400여 종 발견되어 있다. 그들의 몸길이는 0.13-5.4mm이고, 평균 길이는 0.5-1.0mm이다. 그들의 날개 모양은 큰 비행곤충과 비슷하다.

크기가 작을수록 공기의 점성이 커져, 공기는 더 이상 투명한 기체가 아니라 끈적한 유체처럼 작용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막 날개가 오히려 비행을 방해한다. 강모 날개는 공기를 밀어내는 대신, 강모 사이로 일부를 통과시켜 저항을 줄인다. 동시에 강모 주변에는 미세한 와류가 생겨, 공기가 날개 가장자리에 모이고 그 흐름이 곤충의 몸을 띄운다. 즉, 이들의 날개는 저항과 양력을 균형 있게 조정하는 미세한 유체역학적 장치로 기능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곤충 종류인 강모 딱정벌레는 마치 부채살처럼 생긴 뻣뻣한 강모를 가진 빗살날개(강모날개)를 진화시켰다. 강모날개는 공기의 저항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강모 딱정벌레의 날개짓을 컴퓨터로 분석한 과학자는 “이 곤충은 강모날개를 마치 여러 개의 노처럼 사용하여 끈끈한 공기 속을 헤엄치는 것이다. 그들의 강모날개는 날개짓을 해도 거의 휘어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작은 딱정벌레 일종인 실린드로셀라(Cylindrosella)의 몸통과 강모날개 모습이다. 실린드로셀라(몸길이 0.05mm)처럼 작은 종류일수록 강모날개의 빗살은 수가 적고, 또 빗살 사이의 간격이 넓었다. 이 곤충은 버섯이나 곰팡이를 먹으며 생존한다.

강모 딱정벌레 중에 다소 큰 편인 프리모스키엘라(Primoskiella)는 몸길이가 0.1mm이고, 딱지날개 속에 감추어진 강모날개의 펼친 길이는 1.7mm이다. 이들의 날개 모양은 큰 비행곤충의 날개 구조를 약간 닮았다. 이 곤충은 이끼나 습기찬 곳에 산다.

몸길이가 0.1mm인 네파네스(Nephanes)의 몸통과 강모날개 구조이다. 빗살 사이의 간격이 좁아져 있다. 이들은 토양과 낙엽 속에 산다.

이 강모 날개는 극도로 제한된 에너지 환경에 맞춰 정밀하게 조정된 구조다. 초소형 곤충은 근육 질량이 작아 날개를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가 매우 적다. 그럼에도 공중을 이동할 수 있는 이유는, 날개의 형태가 공기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콜로멘스키 연구진은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분석해 초소형 비행체의 설계 모델을 제안했다.

기존 드론이 회전익과 모터에 의존하는 반면, 강모 날개는 미세한 진동만으로 양력을 형성한다. 이 원리를 적용하면 머리카락 굵기의 비행 로봇, 인체 내부에서 작동하는 의료용 탐침, 좁은 구조물 내부를 탐사하는 미세 센서 등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초소형 곤충의 비행은 극한의 조건에서 효율을 극대화한 공기역학적 구조이며, 자연이 축적해 온 미세 규모 비행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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