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재난은 2025년에도 이어졌다. 폭염과 폭우, 가뭄과 한파는 더 이상 이례적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현상이 됐다. 과학자들이 경고해 온 것은 단순한 기온 상승이 아니라, 누적된 변화가 자연 시스템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마지막 지푸라기’로 비유되는 이 상황은 과학적으로는 ‘전환점(tipping point)’에 해당한다.
전환점이란 무엇인가
전환점은 점진적으로 이어지던 변화가 임계 상태를 넘는 순간, 시스템이 급격히 다른 상태로 이동하는 비선형적 현상을 뜻한다. 중요한 점은 전환점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구 기후 시스템에는 여러 전환점이 존재하며, 일부는 되돌리기 어렵고, 일부는 장기간 관리에 따라 제한적 회복 가능성이 남아 있다. 최근 연구들은 여러 전환점이 동시에 불안정해지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변화는 바다에서 특히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구 표면의 약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그동안 대기 중 열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기후 완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기온 상승과 함께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이 기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수온 변화에 가장 민감한 생물군 가운데 하나가 산호다.

바다의 탄소 저장고가 흔들릴 때
산호는 해양 생태계의 구조를 이루는 핵심 생물이자, 탄소 순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상당 부분은 육상 생태계와 해양으로 흡수되며, 해수에 녹은 탄소는 해양 식물의 광합성과 함께 산호·조개류 같은 석회질 생물의 골격 형성에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탄소는 탄산칼슘 형태로 장기간 고정된다. 산호초와 그 주변의 하얀 모래는 이처럼 축적된 탄소의 물리적 흔적이다.

문제는 해수 온도 상승과 해양 산성화가 이 구조를 동시에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수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산호는 공생 조류를 잃고 백화 현상을 겪는다. 회복이 지연되면 대규모 폐사로 이어지고, 이는 단순한 생물 감소를 넘어 바다의 탄소 고정 능력 자체를 떨어뜨린다. 흡수 능력이 약해진 바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를 충분히 완충하지 못하고, 온난화는 다시 가속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1.5도 이후의 세계
이런 맥락에서 국제 과학자들은 2025년 ‘지구의 전환점 보고서’를 통해 경고를 내놓았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이 1.5℃를 넘어서면서, 산호초, 극지 빙하, 열대우림 같은 핵심 시스템이 위험한 임계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전환점을 넘었다는 표현은 모든 변화가 즉각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일부 요소는 회복에 수세기 이상이 걸리거나 사실상 비가역적 경로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150회가 넘는 극단적 기상 재난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개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기후 시스템 전반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후 위기를 단번에 해결할 해법은 없다. 그러나 대응의 강도와 속도는 향후 피해 규모를 크게 좌우한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선택, 교통과 식습관의 변화, 숲과 해양 생태계 보전은 여전히 중요한 완충 장치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탄소 포집·저장 기술, 차세대 에너지 연구는 장기적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다.
지금의 기후 위기는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건이 아니라, 여러 전환점이 겹쳐 진행되는 과정에 가깝다. 변화의 방향은 이미 분명해졌다. 남은 것은 속도와 피해 규모를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다.
참조 논문: T.M. Lenton et al (editors). Global Tipping Points Report 2025. University of Exeter (Publisher), October 13, 2025, 374 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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