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노스는 태양계 행성 중에서도 탐사 빈도가 가장 낮은 행성이다. 1986년 보이저 2호의 단 한 번의 근접 비행을 끝으로, 이 거대한 얼음 행성과 그 위성계는 본격적인 과학 탐사의 손길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NASA가 추진 중인 ‘우라노스 궤도선 및 탐사선(Uranus Orbiter and Probe, UOP)’ 개념 임무가 주목받고 있다. 이 임무는 단순한 영상 촬영을 넘어, 우라노스의 다섯 개 주요 위성들(아리엘, 움브리엘, 티타니아, 오베론, 미란다)의 내부에 지하 바다가 존재하는지를 본격적으로 탐색하려는 시도다.
지하 바다의 가능성, 중력 진동으로 확인
이번 탐사 전략의 핵심은 ‘전파 과학(radio science)’ 기반의 중력 및 궤도 측정 기법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진은 각 위성의 내부 모델과 함께, 탐사선이 수행할 중력·궤도 측정 시나리오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위성이 공전하면서 겪는 미세한 흔들림, 즉 자전 진동(libration)의 진폭을 정밀하게 측정하면, 내부에 액체층이 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얇은 얼음 껍질 아래 바다가 있을 경우, 진동의 폭이 수십 미터 차이로 관측된다. 이 기법은 과거 엔셀라두스, 유로파, 타이탄 등에서 지하 바다의 존재를 추론할 때도 사용됐다. 다만 얼음층이 두껍다면, 이러한 진동만으로는 판별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관측 기법과 병행될 예정이다.

사진에는 왼쪽부터 아리엘(Ariel), 움브리엘(Umbriel), 티타니아(Titania), 오베론(Oberon), 미란다(Miranda)까지 우라노스의 대표적인 위성들이 모자이크 형태로 정렬돼 있다. 이 이미지는 1986년 NASA 보이저 2호가 우라노스를 근접 통과하며 촬영한 것이다.
[사진=NASA/JPL]
10년 전략에 따른 차세대 탐사, 2040년대 도착 목표
UOP 임무는 미국 행성과학계의 중장기 우선 과제를 정하는 ‘2023–2032 행성과학 10개년 계획(Decadal Survey)’에서 플래그십(Flagship) 등급 최고 우선순위로 선정되었다. 발사는 2030년대 중반, 우라노스 도착은 2040년대를 목표로 한다. UOP는 전파 과학 장비뿐 아니라, 자력계, 플라즈마 검출기, 적외선 분광기, 광학 카메라, 그리고 대기 진입 탐사선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라노스 자체의 대기 성분 분석은 물론, 위성 표면 및 내부 구조, 그리고 주변 환경에 대한 다중 관측이 이뤄진다. 과학자들은 이번 임무가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태양계 외곽 천체에서 생명 가능성에 접근하는 새로운 관측 창을 열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극한의 얼음 위성, 지하 바다와 생명 가능성
우라노스의 주요 위성들은 태양으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있고, 표면은 두꺼운 얼음층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조석열(tidal heating)과 내부 방사성 붕괴열 같은 열원 덕분에 내부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특히 움브리엘과 오베론에서는 왜성 세레스에서 확인된 크라이오볼케이노(cryovolcanism)와 유사한 지형이 발견돼, 얼음 지각 아래에 열적 활동이나 물질 이동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UOP(Uranus Orbiter and Probe) 임무는 이러한 가능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첫 탐사 기회다. 극한 환경 속 위성 내부에 바다가 존재한다면, 이는 태양계 바깥의 생명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넓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Gravity and radio science investigation at the moons of Uranus to reveal
subsurface oceans and characterize interior structures. www.hou.usra.edu/meetings/lpsc2025/pdf/1307.pdf
자료: Universe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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