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반 사회 스트레스 지표, 온라인 감정 온도 수치로 추적
전 세계 인구의 64%가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 한 사람이 평균 6~7개의 플랫폼을 오가며 하루 2시간 21분을 온라인에 머문다(DataReportal·Smart Insights 2025).
이제 인터넷은 개인의 일상을 넘어, 사회 전체의 감정이 움직이는 거대한 실험장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정서적 흐름을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유주대학교의 허큘라스 콤브링크(Herkulaas MvE Combrink) 박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스트레스 지표(Social Stress Indicator)’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그는 이를 “디지털 시대의 체온계”라 부른다. 인공지능과 언어 분석, 공중보건 데이터를 결합해 온라인 공간의 집단적 불안을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불안을 수치로 읽다
콤브링크 박사는 ‘컴퓨테이셔널 인포데미올로지(Computational Infodemiology)’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공간에서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되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해석하고, 그로 인한 사회 정서를 데이터로 추적하는 영역이다. 그는 감정 분석(sentiment analysis), 주관성(subjectivity), 그리고 검색 행동(search behavior)이라는 세 가지 요인을 종합해 사회 스트레스 점수를 산출한다.
이 지표는 개인의 불안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느끼는 긴장을 보여준다. 실제로 그의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X(옛 트위터) 게시물 15만여 건을 분석했다.
결과는 뚜렷했다. 백신 불신과 정부 비판이 급증할 때, 백신 접종률은 함께 하락했다. 콤브링크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하면 현실의 행동이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가 설계한 시스템은 감정의 부정성, 표현 강도, 그리고 탐색 행동을 종합해 사회 스트레스 점수를 계산한다. 낮은 점수는 평온한 상태를, 높은 점수는 디지털 공황의 징후를 뜻한다. 콤브링크는 “이 지표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사회 불안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경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사회의 정서 변화, 실시간으로 추적
사회 스트레스 지표는 전통적인 정신건강 조사보다 훨씬 신속하게 작동한다. 느린 설문 대신, 온라인 상에서 형성되는 거대한 감정의 흐름을 데이터로 포착한다. 정책 결정자와 보건 당국은 이 수치를 통해 사회적 긴장을 조기에 탐지하고,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콤브링크는 “백신 불신, 허위정보, 정책 혼란 같은 디지털 진동(digital tremor)을 측정해 정서적 지진으로 번지기 전에 감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지표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 급격한 분노나 불안의 확산에는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낮으며, 감정·주관성·호기심을 동일 비중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돌발적인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 풍자나 비꼼, 악성 댓글처럼 사람이라면 즉시 알아차릴 수 있는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완벽히 판별하기는 어렵다.
콤브링크는 “아직은 정밀한 경보라기보다 정서의 일기예보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보와 감정이 얽힌 사회에서 집단 정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대응하는 일은 앞으로 공중보건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The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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