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업무, 학업 등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은 불가피하지만 시간을 내서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습관은 암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속적 좌식 행동 증가 시 암 위험 10% 증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좌식 생활과 암 발병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UK 바이오뱅크 참가자 9만 명 이상을 약 12년간 추적 관찰하며 지속적인 좌식 행동과 단속적인 좌식 행동을 관찰했다.
지속적인 좌식 행동은 30분 이상 지속되는 좌식 행동이며, 해당 시간 동안 신체 움직임이 거의 없는 경우다. 반면, 단속적인 좌식 행동은 30분 미만으로 짧게 앉아 있거나, 앉아 있는 도중 10% 이상의 움직임이 포함된 경우다.
실험 결과, 지속적인 좌식 행동이 1시간 증가할 때마다 암 사망 위험이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속적인 좌식 행동이 1시간 증가하면 암 사망 위험이 오히려 약 19%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루 1시간의 지속적인 좌식 행동을 경도 신체 활동으로 대체하면 암 사망 위험이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 좌식 행동, 대사 시스템 망가뜨려
지속적인 좌식 행동이 암 사망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이다. 30분 이상 움직임 없이 앉아 있으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신체에서 만성 저강도 염증을 유발하는 화합물을 분비한다. 염증은 암세포가 생존하고 증식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두 번째 이유는 이소성 지방이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소성 지방이랑 간, 심장, 췌장, 근육 등 장기 주변에 직접적으로 쌓이는 지방을 의미한다. 장기간 앉아 있으면 근육이 지방을 연소할 기회가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지방이 장기에 축적된다. 이는 대사 불균형을 일으키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생체 신호를 활성화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서로 연결돼 몸의 대사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
연구팀은 30분 이상 앉아 있는 시간을 가벼운 신체 활동으로 끊어주는 습관이 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주변을 잠시 걷는 것 등이 있다.
글래스고대학교의 연구 책임 저자인 프레데릭 호 박사는 “현재 건강 지침은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에 크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가벼운 움직임 또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임상 시험을 통해 획일적인 조언에서 벗어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개인 맞춤형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오픈대학교 응용통계학 명예교수 케빈 맥콘웨이 교수는 “연구 결과가 흥미롭긴 하지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연정 기자 /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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