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폐어 턱뼈를 3D로 복원, 물리는 힘 과학적 분석
- 겉모습과 실제 물림 강도 차이 비교, 먹이 방식 차이 확인
- 턱뼈 구조로 초기 육상동물의 먹이 전략 변화 추적
호주 고고(Gogo) 지층에서 발견된 3억8000만 년 전 폐어 턱뼈 화석이, 고대 어류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먹이 전략을 취하며 생태적 공간을 나누어 살아갔는지를 정밀하게 복원해냈다. 단순한 뼈 조각이 아닌, 물속 생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 경쟁과 분화를 거쳐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입체적 증거다.
특히 이번 분석은 턱뼈의 형태뿐 아니라 물림 기능까지 정량적으로 추적함으로써, 육상으로 진입하던 초기 척추동물의 생존 전략과 행동 양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고생물학자들이 수십 년 전부터 추정해왔던 진화 경로가, 이제는 생체역학적 데이터로 실증되고 있다.
플린더스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이 화석을 최신 3D 분석 기술과 유한요소해석(FEM)을 이용해 정밀하게 분석했다. FEM은 본래 공학 분야에서 구조물의 응력과 변형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쓰이는 기법으로, 이번에는 고대 생물의 턱뼈가 물림 과정에서 어떤 힘을 견뎠는지를 분석하는 데 활용됐다.

[사진=John Long (Flinders University)]
연구진은 정밀 CT 촬영을 통해 복원한 7종의 폐어 화석 중, 머리뼈와 하악골이 온전히 보존된 5종을 대상으로 FEM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외형상 튼튼해 보이는 턱이 실제로는 물림 압력에 약했고, 오히려 더 날렵하고 가는 형태가 높은 내구성을 보이는 등 기존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는 고생대 데본기 생태계에서 폐어들이 서로 다른 먹이 자원을 활용하며 서식지를 나눴음을 보여준다.
폐어는 오늘날에도 일부 종이 생존해 있는 고대 어류로, 인간을 포함한 네발척추동물(tetrapod)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연구 책임자인 앨리스 클레멘트 박사는 “폐어는 단순한 고대 물고기가 아니라, 육상 진화를 앞둔 생물의 다양한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표본의 물림 기능을 정량 분석해 먹이 전략의 다양성을 확인했다.
[사진=John Long (Flinders University)]
특히 Gogo 지층은 3차원적으로 보존된 고화질 화석이 다수 존재하는 세계적인 고생물학 유적지로, 두개골과 턱 형태가 다양하게 보존되어 있어 정밀한 기능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는 이들 화석이 단순히 생김새가 다를 뿐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생태적 역할을 했음을 정량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다.
미국 투로대학교의 생체역학자 올가 파나지오토풀루 박사는 “이번 연구는 화석 어류의 물림 기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가장 정교한 예”라며, “형태적 다양성과 기능적 적응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FEM 분석에 사용된 3D 모델 데이터를 온라인 플랫폼 Morphosource에 공개했으며, 향후 Gogo 지층 내 다른 종에 대한 후속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형태적 진화뿐 아니라 기능적 차이가 초기 사지동물의 생존과 적응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낸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물에서 육지로의 진화는 단지 사지의 발달만이 아니라, 먹이 획득 방식의 변화도 함께 이뤄졌다는 사실을 뼈 구조를 통해 입증한 것이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Joshua Bland et al, Comparison of diverse mandibular mechanics during biting in Devonian lungfishes, iScience (2025). DOI: 10.1016/j.isci.2025.112970
자료: i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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