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한 번 영구치를 잃으면 더 이상 새로운 이가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틀니나 임플란트 같은 인공치아로 대체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인공물이라도 진짜 치아처럼 인대와 신경, 뼈가 함께 작동하는 구조를 완전히 흉내 낼 수는 없다. 최근 관련업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턱뼈 안에서 자라나는 ‘진짜 치아’를 만드는 연구에 나서고 있다.
돼지는 어른 이도 다시 자란다…사람도 가능할까
영구치를 잃으면 선택지는 틀니나 임플란트뿐이다. 하지만 이들 인공치아는 자연치와는 다르다. 저작 시 충격을 흡수해주는 인대 조직이나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이 없고, 정렬이 어긋나거나 과도한 저작력이 가해지면 뼈가 흡수되거나 염증이 생겨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치의학대학원의 파멜라 옐릭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생체 치아 재생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녀가 이끄는 연구팀은 2024년 말 국제 학술지 Stem Cells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사람과 돼지의 치아 세포를 조합해 돼지의 턱에서 인간과 유사한 생체 치아를 인공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치아 세포로 만든 ‘이싹’, 턱뼈 안에서 자라다
연구팀은 치아의 발생 초기 구조인 ‘이싹’(tooth bud)을 실험실에서 재현했다. 이싹은 하나의 세포 덩어리에서 치아를 구성하는 여러 조직으로 분화될 수 있는 원시 구조로, 치아 발생을 위한 출발점이다.
이싹은 두 가지 주요 세포로 구성된다. 치아 상피세포는 법랑질을 만들고, 치아 간엽세포는 치수, 상아질, 백악질, 치주인대 등 나머지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팀은 지치나 교정 치료로 발치한 건강한 치아에서 간엽세포를 얻을 수 있었지만, 상피세포는 치아 발생 초기 단계에만 존재해 성인에게선 확보할 수 없다.
이에 연구진은 성체 돼지의 턱에서 잇몸 밖으로 아직 나오지 않은 치아 싹을 채취해 상피세포를 확보했다. 이 세포들은 생체 재료 기반 지지체(scaffold)에 배양해 발달을 유도했고, 돼지의 턱에 이식해 수개월간 경과를 관찰했다. 이식된 치아는 잇몸을 뚫고 나오지는 않았지만, 내부 발달 단계는 실제 치아와 매우 유사하게 진행됐으며, 성장 속도 또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이 지지체는 실제 치아 형성과 유사한 신호를 전달하도록 설계돼, 세포들이 스스로 치아 구조를 만들어가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자료= Zhang W, Yelick, PC, Stem Cells Translational Medicine (2024). DOI: 10.1093/stcltm/szae076]
‘진짜 치아’를 턱 안에서 길러내는 것이 최종 목표
옐릭 교수는 향후 더 긴 관찰을 통해 이식된 치아가 실제로 자라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실험실 배양 없이 사람의 턱 속에 존재하는 세포를 직접 자극해 이싹을 유도하는 방식도 연구 중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치아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 간 신호 전달 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목표는 외부에서 세포를 채취하거나 배양하지 않고, 체내에서 바로 생체 치아를 성장시키는 기술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턱에서 온전히 자가 치아를 자라게 하고, 손상된 치아를 생물학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구팀의 목표다. 옐릭 교수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원래 치아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긴다면, 살아 있는 대체 치아가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더 많은 정보: Weibo Zhang et al, In vivo bioengineered tooth formation using decellularized tooth bud extracellular matrix scaffolds, Stem Cells Translational Medicine (2024). DOI: 10.1093/stcltm/szae076
자료: Stem Cells Translational Medicine / Tufts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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