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사는 대표적인 포유동물은 고래 무리(고래목)이지만, 북극 가까운 냉수 속에 바다수달(해달海獺)이라 불리는 조그마한 포유류가 산다. 수온이 낮은 물에서 살아가는 동물은 몸집이 커야 체온을 유지하기 쉬워 생존에 유리하다. 따라서 고래류, 듀공, 매너티,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물개 등의 해양포유류는 체격이 크고, 피부는 두터운 지방층으로 싸여 있다. 그러나 해달(sea otter)은 작으면서 피부 지방층도 두텁지 않다. 최근 그들이 찬 바다에서 살 수 있는 신비가 조금 밝혀지기 시작했다.

바다에 사는 포유류 5무리
1) 고래목 – 고래, 돌고래류
2) 식육목(곰과) – 북극곰(흰곰)
3) 바다소목(海牛目) – 듀공, 매너티
4) 식육목 기각과(鰭脚科) – 기각(鰭脚 pinniped)은 ‘지느러미발’이라는 뜻이다. 물범, 물개,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등은 발이 지느러미 모습이다.
5) 식육목(족제비과) – 해달(바다수달)
위의 다섯 가지 무리 가운데 3,4,5 세 무리에 대해 조금 공부해보자.

바다소(sea cow) 무리에 속하는 매너티(manatee)는 4종류가 있으며, 이들은 바다식물(해조류)을 먹고 산다. 몸길이가 4m에 이르고 체중이 590kg에 이르기도 하는 대형 포유류이다.

듀공은 서태평양과 인도양 열대 바다에서 해조류를 먹고 살며, 매너티 정도로 크게 자란다. 온몸에 짧은 털이 있으며 멸종될 위기에 있다.

듀공의 꼬리는 돌고래 꼬리와 닮았으며, 상하로 크게 흔들어 헤엄치고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바다사자와 물개의 차이
기각류에는 현재 15종이 있으며, 귀가 없는 것, 귀가 있는 것 그리고 바다코끼리 3무리로 나뉜다. 귀바퀴가 있는 종류를 바다사자(sea lion, fur seal)라 하고, 귀바퀴가 없는 것은 물개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 독도에 많이 살았던(지금은 멸종) 바다사자를 우리말로 ‘강치’라 불렀다. 바다사자류의 힘센 수컷은 다수의 암컷을 거느린 하렘(harem)을 형성한다.

바다사자(sea lion)와 물개(seal)는 닮았다. 귀바퀴가 있으면 바다사자라 부르며,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 등 몇 종류가 있다. 그들 중에 가장 큰 ‘스텔러바다사자’는 무게가 1,000kg이나 된다. 사진은 무게가 350kg 정도인 캘리포니아바다사자 암컷이다.

북아메리카 대륙 서쪽 태평양 연안에 주로 사는 캘리포니아바다사자이다. 강력한 수컷은 많은 수의 암컷을 거느리고 자기의 세력권을 이룬다.

얼굴이 개와 비슷하여 물개라 불리는 기각류는 귀바퀴가 없다. 물개들은 세계 각처에 살며, 형태와 사는 곳에 따라 14종으로 구분되고 있다.

바다코끼리(walrus)는 북극 가까운 얕은 바다에 산다. 수컷 큰 것은 무게가 2,000kg이나 된다. 조개들을 즐겨 먹으며, 워낙 크기 때문에 ‘바다코끼리’라 불리게 되었다. 그들의 상아와 기름진 고기 때문에 1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심하게 사냥을 당했으나, 지금은 모든 해양포유류가 보호를 받고 있다.

수많은 바다코끼리를 사냥한 포수가 자랑스럽게 앉아 있다.(1911년의 사진)
북극권 바다에 사는 해달의 신비
우리나라 곳곳의 호수와 강, 강물이 흘러드는 하구 등지에 물고기를 잡아먹는 수달(水獺 otter)이 살고 있다. 그들이 생존하는 물은 오염이 적게 된 환경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수달은 앞에 소개한 기각류가 아닌 족제비과에 속하는 육식성 동물이며 현재 13종이 살고 있다. 수달의 크기는 종류에 따라 0.6-1.8m이고 체중은 1-45kg이다.
해달(海獺) 역시 수달처럼 족제비과에 속하며, 북극권의 찬 바다에 산다. 북극바다에서 생존하려면 몸집이 크고 피부 지방층이 두터워야 추위를 잘 견딜 수 있다. 그러나 해달은 몸길이 1.2-1.5m이고, 체중은 14-45kg인데, 그들은 지방층이 두텁지 않다.
이런 해달은 체온 유지를 위해 1시간에 100g의 먹이를 먹어야 한다. 그들은 사냥하는데 매일 3-5시간을 보내고, 새끼가 있으면 8시간이나 사냥을 하고 있다.

작은 수달 종류는 몸길이가 60cm 정도이고 큰 종은 1.8m에 이르기도 한다. 수달은 냉수대에 사는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유라시안수달(Eurasian otter, 학명 Lutra lutra) 1종이 살며 천연기념물로 보호한다. 수달(水獺)의 獺은 한자어이다.
해달(sea otter, 학명 Enhydra lutis)은 ‘바다수달’이라고도 불리며, 세계에 단 1종뿐이다. 그들은 조개, 갑각류, 성게 등을 먹고 산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15만-30만 마리가 생존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1,000-2,000마리로 줄었다.

얕은 바다에 사는 해달은 한 번 잠수하여 물밑에서 4분 정도 견딘다. 그들은 물 위에 배를 드러내고 누운 자세로 앞발을 사용하여 사냥물을 먹는다. 해저를 헤집어 조개를 잡으면, 누운 자세로 가슴 위에 올려두고, 돌을 사용하여 깨뜨려 속살을 꺼내 먹는다. 그들은 다른 수생동물과 달리 이빨을 사용하지 않고 앞발로 사냥과 뜯어먹기를 하는, ‘앞발의 기능’이 발달한 특별한 동물이다.
텍사스 A&M 대학의 생리학자 라잇(Traver Wright)은 해달이 어떤 생리적 작용으로 냉수 속에서 견디는지 연구한 결과를 2021년 7월 9일자 <Science>에 발표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해달은 대사작용을 빨리하여 자기와 같은 크기의 포유동물에 비해 3배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여 평균 체온 37℃를 유지했다.
바다사자와 물개 종류는 몸집이 크기 때문에 두터운 지방층이 있어 체온을 효과적으로 보온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달에게는 그토록 두터운 지방층이 없다. 해달의 피부에는 털이 밀생(密生)하고 있지만 체온 유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은 공기보다 열을 22배나 더 빨리 전도한다. 그러므로 0℃ 가까운 물속에서는 젖은 털이 열을 차단해주기 어려운 것이다.

운동을 하면 체열이 발생한다. 운동은 근육이 하고, 열은 근육 세포에서 소비되는 영양물질에서 나온다. 그래서 라잇은 해달의 근육세포에서 일어나는 생리현상을 조사했다. 근육세포가 소비하는 산소의 양이 많으면 그만큼 에너지가 더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에너지는 산소 소비량에 비례한다. 라잇은 바다코끼리와 썰매개의 산소 소비량을 해달과 비교해 보았다.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곳은 마이토콘드리아이다. 라잇은 마이토콘드리아에서 소비되는 산소의 양을 비교측정했다. 그 결과 해달은 호흡한 산소의 40%를 체열 발생(근육세포 활동)에 소비하고 있었다. 이 정도 비율의 산소 소비는 포유동물 중에 가장 작은 쥐 종류에서만 볼 수 있다.
인간의 경우 음식으로 섭취한 에너지의 70%는 가만히 쉬어도 소비되는 기본적인 열량이고, 그 외 걷기와 생활활동과 운동으로 20%를, 체온유지를 위한 체열 발생과 소화작용에 10% 정도를 소비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달은 먹이로 섭취한 에너지(산소 소비)의 40%를 체열 발생에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해달은 어떤 생리활동으로 그토록 많은 체열을 발생할 수 있을까? 동물생리학자들에게 큰 의문이다. 라잇에게는 설명하지 못하는 숙제가 하나 더 있다. ‘성체(成體) 해달’은 근육에서 에너지를 대량 발생시킬 수 있지만, 새끼 해달은 체온을 유지할 정도로 근육이 발달해 있지 않다. 그런데도 새끼가 냉수 속에서 동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새끼의 근육 속에서는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생리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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