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젖은 동물이 본능적으로 몸을 흔들어 물을 털어내는 장면은 익숙하다. 비나 물놀이 후에 개가 맹렬하게 몸을 흔들거나, 모래 목욕을 한 새들이 깃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들의 이러한 행동은 단순히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 이상이다. 미국 조지아 공대의 연구자들이 고속카메라로 촬영한 실험을 통해 동물들이 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속도와 방법이 연구되었고, 이는 동물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을 털어내는 속도와 에너지 효율성
2012년 8월에 발행된 학술지 『Journal of The Royal Society』에는 5종의 개를 포함하여 말에 이르기까지 33종의 털을 가진 포유동물이 물을 털어내기 위해 얼마나 빨리 몸을 흔드는지 고속촬영 카메라를 활용하여 정밀하게 조사한 보고서가 실렸다.
조지아 공대의 앤드류 디커슨 박사는 다양한 크기의 포유동물들이 물을 털어내는 속도를 비교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체구가 작을수록 몸을 더 빠르게 흔들어 물을 제거하며, 이는 작고 가벼운 동물이 큰 동물보다 회전 반경이 작아 더 빠르게 몸을 회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에 젖은 쥐는 1초에 18회 몸을 흔들고, 고양이는 5.9회, 시베리안 허스키는 5.8회로, 각 동물의 크기에 따라 회전 속도가 달라진다.

디커슨 박사는 이와 같은 동물들의 물 털어내기 행동이 단순히 물의 무게를 덜어내는 것만이 아니라, 체온 유지를 위한 생존 본능의 일환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물에 젖은 털은 건조한 털보다 체온을 25배 빠르게 빼앗기기 때문에, 동물들은 물을 빠르게 제거해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물을 제거하지 못하면 체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가 몇 배나 더 들게 되므로, 물을 털어내는 행동은 생명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 동물 | 몸무게 | 1초당 흔드는 횟수 |
| 쥐 | 0.3kg | 18회 |
| 고양이 | 3.3kg | 5.9회 |
| 수달 | 3.5kg | 10.2회 |
| 치와와 | 2.5kg | 6.8회 |
| 푸들 | 4.1kg | 5.6회 |
| 캥거루 | 19.4kg | 4.9회 |
| 양 | 55kg | 6.5회 |
| 흑곰 | 90kg | 4.1회 |
| 불곰 | 200kg | 4.0회 |
| 사자 | 114kg | 4.8회 |
원심력을 활용한 물 제거 원리
동물들이 물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힘은 원심력이다. 원심력은 회전하는 물체가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성질로, 물이 털 속에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을 떼어내기 위한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원리는 세탁기의 탈수 원리와도 유사하다. 세탁기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옷감 속 물을 밖으로 밀어내듯이, 동물들은 원심력을 활용해 털이나 깃털에 붙은 물과 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한다.
붓이 동물의 털로 만들어지며 붓에 묻은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것은 모세관 현상에 의한 것이다. 물을 효과적으로 털어내기 위해 붓을 뿌려야 하듯이, 동물들도 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원심력을 이용한다.

체구별 물 털어내기 속도의 차이
디커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체구가 큰 동물일수록 물을 털어내기 위해 몸을 흔드는 속도가 느리다.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의 몸무게와 몸을 흔드는 속도가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크면 회전 반경이 넓어 원심력이 커지므로 속도가 느리더라도 더 많은 물을 제거할 수 있다.

동물의 다양한 물을 털어내는 기술
디커슨의 연구 외에도 동물들이 몸을 흔들어 물을 털어내는 다양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때까치와 같은 새들은 모래 목욕을 통해 깃털에 붙은 해충과 먼지를 제거한 후 몸을 흔들어 먼지를 떨쳐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심력은 깃털에 붙은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데, 이는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여 비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2년 3월에 발행된 학술지 『Bi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에는 샌디에이고 대학의 생물학자 클라크(Rulon Clark)가 줄무늬도마뱀의 사냥 모습을 관찰한 내용이 실려 있다. 클라크 박사는 줄무늬 게코도마뱀이 맹독성 전갈을 사냥할 때 주둥이를 좌우로 1초에 14회 흔들어 기절시키는 장면을 관찰했다. 이는 단순한 생존 본능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사냥 능력을 극대화하는 진화적 결과로 볼 수 있다.
동물의 물 털어내기 행동은 생체모방 기술의 발전에 큰 영감을 준다. 동물의 후각과 같은 감각 기관을 모방해 감지기 센서가 개발된 것처럼, 물을 털어내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방수 기술이나 물 제거 시스템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다. 특히, 물이 잘 빠지도록 설계된 방수 기능의 의류나 장비, 소수성 코팅 기술 등이 이와 같은 생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연구되고 있다.
동물들의 물 털어내기 행동은 단순히 불편함 해소를 넘어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디커슨 박사와 같은 과학자들의 연구는 이러한 행동이 체온 보호, 에너지 절약, 생존 확률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내며, 이는 동물들의 적응력을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 또한, 이러한 행동의 원리는 인류의 기술 발전에 영감을 주며, 미래의 다양한 방면에서 응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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