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식성 절지동물 모수라 펜토니(Mosura fentoni)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버지스 셰일 지층에서 새롭게 발굴된 ‘모수라 펜토니(Mosura fentoni)’는 약 5억 600만 년 전 캄브리아기 바다에서 살았던 라디오돈트 계열의 포식성 절지동물이다. 손가락 길이 정도의 소형 생물이며, 세 개의 눈, 가시 달린 관절형 앞다리, 원형 입, 그리고 양옆에 늘어선 지느러미를 갖춘 전형적 라디오돈트의 외형을 따른다. 하지만 이 생물은 지금까지 발견된 어떤 라디오돈트에서도 관찰되지 않았던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몸통 뒤쪽에는 총 16개의 체절이 줄지어 있으며, 각 체절에는 아가미처럼 보이는 얇은 판 구조가 부착되어 있다. 이 ‘후방 호흡 부위’는 오늘날의 곤충, 거미, 갑각류 등 일부 현대 절지동물이 후방 체절에 호흡기관을 두는 방식과 놀라운 유사성을 보인다. 그러나 모수라는 이들과 직접적인 계통을 공유하지 않는 훨씬 오래된 생물로, 이 구조는 전형적인 진화 경로와는 동떨어진, 극단적인 형태의 수렴 진화 사례로 해석된다.
이러한 구조는 지금까지 어떤 라디오돈트 화석에서도 보고된 바가 없으며, 연구자들은 모수라가 특정 환경 조건이나 생태적 요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호흡 방식을 독자적으로 진화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발견은 절지동물의 조기 진화 단계에서 이미 매우 다양한 형태적 실험과 생존 전략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사진=Danielle Dufault 제공 / 캐나다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ROM)]
진화의 예외, ‘바다나방’의 내부 구조까지 드러나
모수라는 세 개의 눈과 톱니 모양 입, 헤엄용 지느러미 등 전형적인 라디오돈트의 외형을 갖고 있지만, 좁은 복부와 넓은 중간체로 인해 날개 펼친 나방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현장에서는 ‘바다나방’이라 불렸다. 학명은 일본 괴수 ‘모스라’에서 따왔다.

마블 캐니언 지역에서 발견된 ‘모수라 펜토니’의 화석 표본 ROMIP 67520. 머리는 왼쪽에 위치하며, 어두운 3차원 돌출부는 아가미와 순환계 라쿠나를 대체한 광물질을 나타낸다. [사진=Danielle Dufault 제공 / 캐나다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ROM)]

[사진=Danielle Dufault 제공 / 캐나다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ROM)]
이번 화석의 또 다른 놀라운 점은 내부 장기까지 정밀하게 보존돼 있다는 것이다. 눈에서 뇌로 이어지는 신경 다발, 소화계, 그리고 개방형 순환계를 구성하는 라쿠나 구조까지 선명히 드러났다. 혈액이 지느러미까지 흘렀다는 흔적도 함께 발견됐다.
이러한 고해상도 연조직 보존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연구진은 모수라가 절지동물 조기 진화 단계에서 이미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생존 전략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Early evolvability in arthropod tagmosis exemplified by a new radiodont from the Burgess Shale, Royal Society Open Science (2025). DOI: 10.1098/rsos.24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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