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보 효과는 단순 착각이 아니었다… “뇌와 면역계가 실제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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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플라시보 효과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몸의 치유 시스템을 움직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가짜 약이나 가짜 수술처럼 실제 치료 효과가 없는 처치라도, 사람이 그것을 “치료”라고 믿는 순간 뇌·면역계·호르몬 시스템이 실제로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간의 몸이 사회적 신호와 권위, 믿음에 매우 깊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 플라시보 효과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흰색의 플라세보 알약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습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플라시보 효과는 왜 실제 몸을 바꾸나

플라시보 효과는 설탕 알약 같은 가짜 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오랫동안 일부 사람들은 이를 “마음속 착각” 정도로 여겨왔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연구들은 실제 몸 안에서 측정 가능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통증 연구에서는 플라시보 치료를 받은 뒤 뇌에서 천연 진통물질인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는 도파민 활동 증가도 확인됐다. 즉, 플라시보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반응이라는 뜻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너무 강력해서 거의 모든 신약 실험에서 반드시 비교 기준으로 사용된다. 새로운 약이 플라시보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

심지어 수술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일부 무릎 수술 연구에서는 실제 수술 대신 피부만 절개한 ‘가짜 수술’을 받은 환자들도 진짜 수술 환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상이 좋아졌다. 연구진은 수술이라는 경험 자체가 몸의 치유 반응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소년이 의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의사들 중 한 명은 가면을 쓰고 있고, 다른 의사는 카드 묶음을 들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인간의 몸은 ‘믿음’과 사회적 신호에 반응한다

플라시보 효과가 단순히 개인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의사가 흰 가운을 입고 설명할 때, 비싼 약처럼 보일 때, 주사 형태일 때 플라시보 효과를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더 놀라운 사례는 동물 연구에서 나왔다. 개와 고양이는 자신이 약을 먹는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보호자와 수의사가 “치료받고 있다”고 믿으면 통증과 움직임이 좋아졌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검사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치유 신호가 방 안의 인간들을 통해 전달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인간의 몸이 치유에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회복 모드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면역 반응과 염증, 조직 회복은 모두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은 “지금은 안전하다”는 사회적 신호를 받을 때 비로소 회복에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

논문은 마지막에 다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치유 시스템 가운데 하나를 몸 안에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의사·권위자·치료 의식 같은 외부 존재가 “이제 회복해도 된다”고 허락해 줄 때만 그 시스템을 제대로 활성화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Daily, “Placebo Power: How Belief Can Heal the Human 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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