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파커 태양 탐사선(Parker Solar Probe·PSP)이 태양 자기 재연결(magnetic reconnection) 이론을 실측 자료로 처음 입증했다. 자기 재연결은 태양 플레어와 코로나 질량 방출(CME) 등 폭발적 태양 활동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수십 년 전부터 이론적으로 제시돼 왔지만, 태양 대기에서 이를 직접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현상은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이 끊기며 에너지를 방출하듯, 태양 내부에서 복잡하게 얽힌 자기장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재구성되면서 큰 에너지를 쏟아내는 과정이다. 이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면 태양 표면에서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그 영향은 우주 공간을 넘어 지구의 통신 시스템이나 위성, 전력망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관측은 탐사 기록을 넘어, 과거 수십 년간 이론과 시뮬레이션으로만 예측됐던 태양 활동의 실제 과정을 실측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태양의 격렬한 활동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고, 앞으로의 우주 날씨 대응에도 실질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ESA / NASA / Solar Orbiter]
태양 대기 내부에서 재연결 영역 첫 통과
이번 연구는 미국 남서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SwRI) 주도로 수행됐으며, 관련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2년 9월 6일, PSP가 태양 코로나에 근접 비행하던 중 대규모 플라스마 분출 현상을 통과하며 수집한 자기장 및 플라스마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PSP는 자기 재연결이 실제로 일어나는 영역을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에는 유럽우주국(ESA)의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 자료도 활용됐다.
자기 재연결은 플라스마 속에서 자기장이 끊어졌다가 다시 연결되며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이 과정은 태양뿐 아니라 지구 자기권, 실험실, 심지어 천체 물리 환경까지 다양한 규모의 플라스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는 NASA의 MMS(Magnetospheric Multiscale) 미션 등을 통해 지구 주변에서 간접 관측된 사례는 있었지만, 태양 대기에서 이를 직접 통과하며 실측한 것은 PSP가 처음이다.

[이미지=Midjourney 제작 이미지 / 실제 장면 아님]
지구에서 태양으로 이어지는 자기 재연결 스케일 검증
SwRI의 연구원 리테시 파텔(Ritesh Patel) 박사는 “이번 관측은 수십 년 동안 개발돼 온 수치 모델이 실제로 태양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자기권 규모에서 태양 규모로 확장되는 자기 재연결 현상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 데이터는 기존 시뮬레이션 모델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향후 다양한 시간대와 사건에서 PSP 관측 자료를 해석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PSP가 통과한 재연결 영역에서 난류, 파동, 자기장 요동 현상이 수반됐는지를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파텔 박사는 “다양한 공간 규모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전달되고, 입자가 어떻게 가속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자기 재연결 연구가 핵심”이라며, “이는 향후 태양 활동 예측과 지구 근접 우주환경 이해에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Ritesh Patel et al, Direct in situ observations of eruption-associated magnetic reconnection in the solar corona, Nature Astronomy (2025). DOI: 10.1038/s41550-025-02623-6
자료: Nature Astr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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