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행동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문화의 절반 이상이 연인끼리 입술을 맞대는 스킨십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속눈썹을 깨물거나 서로의 냄새를 맡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밀감을 표현한다.
연인 간 키스는 세계적으로도 흔한 문화가 아니었다
입술을 맞대는 키스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의미를 지녀 왔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2500년경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헌에서 확인되며, 고대 로마에서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세 가지 키스를 구분했다.
볼에 하는 사회적 인사의 키스인 ‘오스쿨룸’,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끼리 나누는 입맞춤인 ‘바시움’, 연인 사이의 열정적인 키스인 ‘사비움’이다. 이는 키스가 단순한 연애 행위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표현하는 문화였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모든 문화가 연인 간 키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2015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68개 문화 가운데 연인끼리 입술을 맞대는 키스를 하는 문화는 46%에 그쳤다. 나머지 54%는 다른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예를 들어 파푸아뉴기니 인근 트로브리안드 제도에서는 연인이 서로의 속눈썹을 살짝 깨무는 행동으로 친밀감을 나타낸다. 또 찰스 다윈은 말레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서로 가까이 다가가 상대의 체취를 맡는 풍습을 기록하기도 했다.
키스는 왜 진화했을까
과학자들은 키스가 생물학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키스를 하면 신뢰와 애착 형성에 중요한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줄이고 상대와의 친밀감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가설은 키스의 기원을 모성과 연결한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거나 음식을 씹어 입으로 전달하는 행동이 입술 접촉을 돌봄과 안정의 신호로 만들었고, 이것이 이후 사회적 애정 표현으로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또 다른 진화 가설도 제시됐다. 아드리아누 라메이라는 사람의 키스가 영장류의 털 고르기 행동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제안했다.
원숭이와 유인원은 서로의 털을 손질한 뒤 마지막에 입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는 행동을 보인다. 연구진은 인류가 몸의 털을 대부분 잃으면서 털 손질 자체는 사라졌지만, 마지막 입맞춤 동작만 애정 표현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키스의 기원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입맞춤이든 서로의 냄새를 맡는 행동이든 가까운 신체 접촉은 인간이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본능적인 욕구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결론지었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BBC Science Focus, “54 per cent of cultures don’t kiss romantically. Here’s what they do inst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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