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장마철이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도심에 출몰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도 장마가 시작되며 러브버그 발생이 본격화되고 있다. 짝을 이룬 채 날아다니는 모습으로 알려진 이 곤충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지만, 눈에 띄는 군집성과 불쾌감을 유발하는 행동으로 인해 각 지자체는 방제에 고심하고 있다.
익충이지만 ‘불쾌곤충’… 러브버그란 무엇인가
러브버그는 본래 중국 남부와 대만 등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곤충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 북부까지 서식지를 확대하고 있다. 유충은 토양의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 건강을 돕고, 성충은 화분을 옮기는 생태적 기능을 갖고 있어 ‘익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도심에서 대량 출몰하며 사람의 피부나 머리카락에 달라붙는 습성과, 차량이나 건물에 들러붙는 군집 행동으로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준다. 실제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시민 86%가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인식하고 있다.

러브버그의 성충 수명은 수컷이 3~5일, 암컷이 약 7일로 짧지만, 장마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일시에 대량 발생해 짧은 시기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서울대 연구진이 참여한 논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향후 수십 년 내 동북아 전역이 러브버그의 잠재 서식지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러브버그 퇴치, 지자체 방제-시민 예방 병행돼야
서울 양천구는 러브버그 민원이 2022년 12건에서 2024년 1,321건으로 급증하자 ‘민관 긴급방역대책반’을 구성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보건소·공원방역반·자율방재단 등 400여 명이 참여해 주요 발생지에 친환경 살수 방역을 시행하고, 민간 방역업체도 함께 취약 지역을 집중 소독하고 있다. 성북구, 성동구, 구로구 등도 실내 유입 차단과 시민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학 살충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방식보다는 생태를 고려한 예방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리적 제거와 유입 차단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시민들도 일상에서 다음과 같은 수칙을 지키면 도움이 된다.
러브버그를 피하는 시민 수칙 요약
- 창문·방충망 점검: 실내 유입 경로가 되는 창틀과 방충망의 틈새를 미리 점검하고 수선
- 밝은색 옷 피하기: 러브버그는 흰색과 노란색 계열에 끌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어두운 옷 착용 권장
- 물리적 제거: 유리창이나 벽에 붙은 러브버그는 분무기로 물을 뿌려 간단히 제거 가능
- 야간조명 줄이기: 빛에 민감하므로 야간에 조명을 최소화하면 유입 억제 효과
서울시는 이 같은 시범 방제를 토대로 ‘유행성 불쾌곤충’ 전반에 대한 관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지 않지만 주민 불편을 야기하는 만큼, 체계적인 대응으로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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