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매미에서 찾은 ‘투명 망토’의 비밀: 빛을 흡수하는 나노 구조 ‘브로코좀’ 코팅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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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뒤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곤충이, ‘투명 망토’ 같은 기술의 힌트를 주고 있다. 연구진은 이 곤충의 몸을 덮은 나노 구조를 모방해,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는 새로운 코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초록과 주황색의 줄무늬를 가진 곤충이 녹색 나뭇잎 위에 있는 모습.
잎매미는 빛을 흡수하고 산란시키는 나노 크기의 구조물로 몸을 덮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일부 포식자로부터 곤충을 숨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진=Luc Pouliot/iStock/Getty Images Plus]

작은 곤충이 만든 ‘보이지 않는 기술’…빛을 숨기는 나노 구조

잎매미라는 곤충은 몸에 특별한 액체를 바른다. 이 액체에는 ‘브로코좀’이라 불리는 아주 작은 구형 구조들이 들어 있다. 이 구조는 축구공처럼 구멍이 뚫린 모양을 하고 있으며, 빛이 닿으면 그 경로를 바꿔버린다.

그 결과, 이 곤충은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게 된다. 반짝이지 않고 주변과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포식자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특히 자외선을 보는 새나 곤충에게는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까지 위장할 수 있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인공 브로코좀을 대량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구조는 미래의 위장 기술이나 반사 방지 코팅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미경으로 촬영한 미세한 구조물들이 조밀하게 배열된 모습.
잎매미 날개 위에 있는 브로코좀을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이 이미지는 축구공과 유사한 기하학적 구조를 보여준다. 이 구조는 빛을 흡수하고 산란시켜 곤충이 많은 포식자의 눈에 거의 띄지 않게 만든다. 이러한 효과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브로코좀 구멍의 크기와 패턴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Jinsol Choi and T-S. Wong/Penn State]

자연을 그대로 따라 만든 ‘빛 흡수 코팅’

브로코좀은 내부가 비어 있고 표면에 벌집 모양의 구멍이 있는 3차원 구조다. 크기는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복잡한 구조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연구진은 처음에는 3D 프린팅으로 이를 재현하려 했지만, 대량 생산이 어려웠다. 그래서 다시 자연의 방식을 참고했다.

잎매미는 ‘말피기관’이라는 기관에서 단백질과 지방 성분을 분비한다. 이 물질들은 스스로 모여 구형 구조를 만들고, 표면에 구멍이 생기면서 브로코좀이 완성된다.

색색의 날개를 가진 곤충의 클로즈업 사진
[사진=AI 생성 이미지]

연구진은 이 과정을 모방해 ‘마이크로유체’ 기술을 사용했다. 물과 기름 성질을 동시에 가진 분자를 이용해, 작은 액체 방울 안에서 스스로 구조가 형성되도록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브로코좀은 실제 곤충의 것과 거의 같은 형태를 띠었다. 실험 결과, 이 구조를 표면에 코팅하면 빛 반사와 눈부심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기술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반사를 줄인다는 점에서 기존 코팅보다 뛰어나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화면의 프라이버시 필터는 특정 각도에서만 효과가 있지만, 이 기술은 모든 방향에서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은 초당 10만 개 이상의 입자를 만들어낼 수 있어, 실제 산업 적용 가능성도 높다.

결국 이 연구는 자연이 이미 만들어 놓은 ‘보이지 않는 기술’을 인간이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안경, 태양광 패널, 군사 장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Backyard leafhoppers inspire next-generation cloaking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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