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무라이 해파리의 출현···수온상승, 해양생태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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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바다 표면 위를 돛처럼 미끄러지며 이동하는 독성 해양생물, 포르투갈어 돛단해파리. 바람과 해류를 타고 길게 펼친 촉수를 뒤로 끌며 항해하는 이 생물이 최근 일본 북부 미야기현 가모 해변에서 신종으로 확인됐다. 초승달 장식을 투구에 달았던 사무라이 다테 마사무네에서 이름을 따 ‘사무라이 해파리’라 불린다. 원래 오키나와 주변의 따뜻한 바다에 살던 종이 약 2000 km 북쪽의 차가운 바다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사실은, 해류와 수온 변화가 해양 생태를 흔들고 있음을 나타낸다.

초승달 투구에서 유래한 이름, 숨겨져 있던 신종의 실체

도호쿠대학교 연구팀은 포르투갈어 돛단해파리 속의 신종 피살리아 미카즈키(Physalia mikazuki)를 공식 보고했다. 일본 해역에서 처음 기술된 포르투갈어 돛단해파리 속 종이며, 기존에 동일 종으로 여겨졌던 피살리아 우트리쿨루스(Physalia utriculus)와는 독립 종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개체의 촉수 배열, 부유를 가능하게 하는 가스 주머니(pneumatophore)의 형태와 굴곡, 표면 색조, 내부 조직 구조까지 세밀히 분석하고, 19~20세기에 그려진 해부 삽화와 대조했다. 피살리아류는 몸체 구조가 복잡하고 여러 기능 기관이 얽혀 있어 형태학적 구분이 쉽지 않으며, 연구팀은 각 기관의 상대적 위치와 형태, 조직층 간 구조적 차이를 정리해 차이를 규명했다.

바다 표면 위를 떠다니는 사무라이 해파리(포르투갈어 돛단해파리). 가스로 채워진 부유 주머니가 물 위에 떠 있고, 아래로 길게 늘어진 촉수가 보인다. 해류와 바람을 이용해 이동하는 특징을 지닌다. [사진=New Atlas 제공]

DNA 염기서열 분석에서도 기존 종과 뚜렷한 분기점을 보였다.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영역과 핵 유전자 분석 결과, 피살리아 미카즈키는 독립된 유전적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계통적으로 구분되는 종임이 확인됐다. 두 종은 동일 해류를 타고 북상하며 오랫동안 함께 표류해 외형이 비슷하게 관찰됐고, 이러한 분포 특성 때문에 실제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견은 형태학·유전학·해양 이동 경로 분석이 한 종의 실체를 밝혀낸 사례다.

사무라이 해파리는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촉수, 소화 기관, 생식 구조 등 역할이 다른 개체들이 모여 군체를 이루는 히드로충류 생물이다. 외형은 한 개체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개체가 분업적으로 기능하는 고도로 조직화된 구조를 가진다. 바다 표면 위에 떠 있는 가스 주머니는 바람을 받아 돛처럼 작동하며, 군체 전체를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촉수는 수 미터까지 길게 뻗어 네마토시스트 독침을 방출하며, 접촉 시 극심한 통증과 근육 경련, 심할 경우 호흡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어 해변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이번 북부 발견은 그 존재가 과소평가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고, 해류 변화로 인한 잠재 위험종의 확산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사무라이 해파리 이미지. [사진=midjourney 생성 이미지]

쿠로시오 북상과 2~4°C 온난해진 바다, 이동 경계를 바꾸다

연구팀은 위성 해양 데이터, 해류 모델링, 입자 이동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사무라이 해파리의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최근 수년간 쿠로시오 해류가 점진적으로 북상했으며, 일본 연안 수온은 평균 2~4°C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뮬레이션에서는 가상의 추적 입자가 약 30일 만에 센다이만, 45일 만에 아오모리 해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경로가 재현됐다. 기존에 열대·아열대 해양 생물의 확장이 어려웠던 북방 해역에 접근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해류 이동과 수온 상승에 따른 해양 생물 분포의 조정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사무라이 해파리는 독성이 강해 해안 안전 감시가 요구되며, 분포 변화의 지속 여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게재됐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Tohoku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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