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00년 전 만들어진 고대 도자기에서 ‘수학적 사고’의 흔적이 발견됐다. 단순한 장식처럼 보였던 꽃무늬가 사실은 일정한 규칙과 숫자 구조를 갖고 있어, 인간이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수학을 이해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꽃무늬 속에 숨겨진 ‘숫자의 규칙’
이 도자기는 기원전 6200년에서 5500년 사이, 오늘날 이라크 지역인 메소포타미아에 살던 ‘할라프 문화(Halafian)’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이들은 특히 정교한 도자기 기술로 유명했는데, 최근 연구에서 이들의 꽃무늬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 도자기에 그려진 꽃잎의 개수는 대부분 4개, 8개, 16개, 32개, 64개로 나타났다. 이 숫자들은 모두 ‘2를 계속 곱해 나가는 규칙’, 즉 2의 거듭제곱 형태다.
이처럼 일정한 규칙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연구자들은 이 무늬가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설계라고 본다. 쉽게 말해, 이 사람들은 이미 “두 배씩 늘어나는 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었던 셈이다.

[사진=요세프 가르핀켈]
수메르보다 수천 년 앞선 수학 사용 가능성
지금까지 인류 최초의 수학은 기원전 3000년경 수메르 문명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수메르인들은 60진법을 사용해 시간을 나누는 개념까지 발전시켰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보다 수천 년 앞선 시기에도 이미 수학적 사고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할라프 사람들이 이런 수학 능력을 단순히 장식에만 쓴 것이 아니라, 땅이나 수확물을 나누는 데에도 활용했을 수 있다고 본다.
또 일부 도자기에서는 꽃무늬가 바둑판처럼 배열된 패턴도 발견됐다. 이 무늬는 좌우 균형, 공간 나누기, 기하학적 구조까지 이해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고고학자는 “이것은 다른 어떤 자료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던 수학 지식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도자기는 단순한 예술품이 아니라, 인간이 아주 오래전부터 ‘규칙을 발견하고 숫자를 이해하려 했던 존재’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NewsExplores, “Ancient pottery shows the earliest evidence of humans doing 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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