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왜 말보다 더 깊이 마음을 흔들까? 과학과 철학이 찾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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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음악은 왜 어떤 순간 말보다 더 깊게 우리를 흔들까. 작곡가이자 정신분석가인 엘레나 지간테는 그 이유가 음악이 ‘말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음악은 무언가를 똑똑히 설명하지도, 완전히 숨기지도 않은 채 우리 마음속 어딘가를 건드리며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강에서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남성과 관객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음악은 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남길까

가장 사랑하는 음악 한 곡을 떠올려 보자. 왜 그 음악이 특별한지 말로 설명하려 하면 금세 막히게 된다. 멜로디 때문일까, 악기 소리 때문일까, 아니면 음악 사이의 침묵 때문일까. 어떤 사람은 바다를 떠올리고, 어떤 사람은 누군가에게 안겨 있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어떤 설명을 내놓아도 늘 부족함이 남는다.

엘레나 지간테는 음악의 핵심이 바로 이 “설명할 수 없음”에 있다고 본다. 영어 사전은 ‘형언할 수 없는(ineffable)’ 상태를 “말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크거나 아름다운 것”이라고 정의한다. 음악은 단순히 공기의 진동일 뿐인데도 몸에 소름이 돋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며, 사람의 감정을 뒤흔든다. 아주 작은 소리의 움직임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크게 바꿔 놓는 셈이다.

그렇다고 음악이 항상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상점이나 엘리베이터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처럼 우리를 피곤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소리도 여전히 음악이다. 즉 음악의 힘은 즐거움뿐 아니라 불안, 거부감, 긴장 같은 감정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저자는 음악가, 음향 연구자, 정신분석가로 활동하며 오랫동안 “도대체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보다 훨씬 앞서 같은 질문을 던진 사람들을 발견했다.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은 음악이 명확한 답 대신 ‘모호함’을 통해 의미를 만든다고 봤다. 예를 들어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천천히 쌓아 올리며 청자를 끌어들인다.

구름 위에 떠 있는 음악 노트 형태의 구조물에 누워 있는 사람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음악은 ‘침묵’ 속에서 살아난다

과학자와 철학자들도 오래전부터 음악의 신비를 궁금해했다. 찰스 다윈은 음악이 생존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가장 신비로운 능력 중 하나라고 보았다. 정신분석학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시 음악을 인간이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영역과 가까운 것으로 여겼다.

저자는 음악과 정신분석의 공통점도 이야기한다. 좋은 치료사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 언제 침묵해야 하는지를 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음과 음 사이의 쉼, 약간의 흔들림, 완벽하지 않은 틈이 있어야 진짜 음악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모든 소리가 기계처럼 정확하게만 이어진다면 오히려 인간적인 울림은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음악의 본질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사이’에 존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음악은 어떤 메시지를 분명하게 선언하지 않는다. 대신 힌트를 주듯 우리 안의 기억과 감정을 움직인다. 사람마다 같은 음악을 다르게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음악이 수학 공식처럼 보편적인 언어는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평범한 휘파람 소리가 다른 곳에서는 음악이 될 수도 있다. 음악은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감정과 믿음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e, “Music speaks louder than words through what it leaves uns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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