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밀 푼다더니”…韓 연구팀 “27년 전 DAMA 신호, 암흑물질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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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IBS “27년 전 미스터리 해결…정선에서 낮은 질량 암흑물질 실험”

27년 전 암흑물질 존재의 결정적 단서로 주목받았던 ‘다마(DAMA) 신호’가 실제로는 암흑물질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이 주도한 ‘코사인-100’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탈리아 다마 실험이 보고한 연간 변조 신호가 암흑물질 후보 입자인 윔프(WIMP,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에 의한 것이 아님을 4일 공식 발표했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 우리가 직접 관측할 수 있는 것은 고작 4%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암흑물질(27%)과 암흑에너지(69%)가 차지한다.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으면서 은하의 운동을 설명하는 보이지 않는 질량으로, 현대 물리학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다. 그중 윔프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전자나 양성자보다 훨씬 무겁지만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아 지상 검출이 극도로 어렵다.

코사인-100 국제 공동 연구팀.
[사진=IBS]

연구자들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면서 은하 내 암흑물질과의 상대 속도가 변할 때 검출기에 포착되는 충돌 신호가 계절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측해 왔다. 이른바 ‘연간 변조 신호’다. 1998년 이탈리아 그랑사소 지하실험실의 다마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이러한 신호를 관측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어떤 실험도 같은 결과를 재현하지 못하면서 20년 넘게 ‘다마 미스터리’는 물리학계의 난제로 남아 있었다.

IBS 지하실험연구단의 ‘코사인-100 검출기’. [사진=IBS]

이 난제를 검증하기 위해 IBS 연구단은 2016년 강원도 양양 지하 700m에 다마와 동일한 고순도 요오드화나트륨(NaI) 검출기를 설치하고, 동일한 분석 방식을 적용한 ‘코사인-100’ 실험을 시작했다. 6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다마가 보고한 연간 변조 신호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통계적 신뢰도 99.7% 이상으로 “다마 신호는 암흑물질이 아닌 다른 배경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강원 양양 지하실험실. [사진=IBS]

강원 정선 예미랩. [사진=IBS]

같은 시기 스페인의 아나이스(ANAIS)-112 실험팀 역시 6년간의 데이터를 통해 동일한 결론에 도달해, 두 독립적 검증 결과가 완벽히 교차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으며, IBS는 앞으로 정선 예미랩 지하 1,000m에서 성능을 높인 ‘코사인-100U’ 실험을 통해 더 낮은 에너지와 질량 범위까지 암흑물질 탐색을 확장할 계획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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