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고양이 발바닥 성운’ 깊숙한 내부 구조 포착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임무 3주년을 맞아, 고양이 발바닥 모양의 성운 내부를 처음으로 정밀 관측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5년 7월 10일(미 동부시각), 전갈자리 방향에 위치한 NGC 6334—일명 ‘고양이 발 성운(Cat’s Paw Nebula)’의 새로운 근적외선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성운은 지구에서 약 4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장면은, 그곳에서 출발한 빛이 1초에 약 30만 km의 속도로 4000년 동안 쉬지 않고 날아와 지구에 도달한 결과다. 즉, 이 이미지는,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우주에서 일어난 일을 현재 시점에서 기록한 것이다.
탄생과 동시에 주변을 지우는 별
NGC 6334은 우리 은하에서 가장 별이 활발히 태어나는 지역 중 하나다. 전체 크기만 80~90광년에 이르며, 성운 곳곳에서 수많은 원시별이 동시에 형성되고 있다.
웹 망원경이 포착한 영역은 ‘토빈(toe bean)’이라 불리는 구조로, 고양이 발바닥 모양의 둥근 구역이다. 이곳에선 질량이 큰 젊은 별들이 강한 복사와 항성풍을 내뿜으며,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격렬하게 밀어내고 있었다.
별의 탄생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환경을 재편하는 핵심 행위다. 별이 뿜는 자외선은 주변 가스를 이온화시키고, 항성풍은 밀도 높은 분자 구름을 흩어뜨린다. 이로 인해 중력 수축이 중단되며, 원래 별이 태어날 수 있던 지역이 붕괴된다. 이번 관측은, 하나의 별이 형성되며 이웃한 별의 탄생 조건까지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성운 깊은 곳, 시작되거나 멈춰버린 별의 자리들
웹 망원경이 포착한 성운 중심부에는 ‘오페라하우스’라 불리는 계단형 원형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그 아래에는 밝게 빛나는 젊은 별이 위치해 있으며, 일부 가스를 밀어냈지만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채 두꺼운 껍질 형태의 잔해를 남기고 있다. 인근의 갈색 먼지층 속에는 수많은 붉은 점들이 흩어져 있는데, 이는 내부에서 별이 막 태어나고 있는 원시별의 징후로 해석된다. 성운 하단에서는 강한 복사압에도 붕괴되지 않고 남아 있는 조밀한 필라멘트 구조들이 관측됐으며, 이들은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며 항성 형성 초기 단계를 밟고 있는 물질로 판단된다.
오른쪽 상단의 어두운 타원형 영역은 형성이 막 시작된 고밀도 구역으로, 내부 광원에서 퍼져 나온 빛이 주변 먼지를 은은하게 밝혀준다. 이와 함께 젊은 별이 방출한 고속 가스가 주변 물질과 충돌하며 생긴 활꼴 충격파도 일부 지역에서 확인됐는데, 이는 별 형성이 현재도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물리 흔적이다.
항성 피드백이 성운 구조를 끊는 순간을 포착
이번 이미지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젊은 별의 방출로 인해 성운 내부의 밀도 구조가 실제로 절단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형성 중이던 필라멘트 일부는 고에너지 복사에 의해 끊어졌고, 그 결과 밀도가 낮아진 구역에서는 중력 수축이 중단되며 별 탄생이 멈춘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별 하나의 등장이 주변 환경을 물리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항성 피드백의 작용이 이미지 전체에 구조 변화로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이전의 허블과 스피처 망원경은 먼지층에 가려 이러한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없었지만, 웹 망원경은 근적외선의 높은 해상도와 투과력을 바탕으로 별의 형성과 억제가 동시에 일어나는 비선형 상호작용을 처음으로 시각화했다. 이번 관측은 항성 형성이 단순한 연쇄 과정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충돌하고 억제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European Space Agency / Hubble spots stellar sculptors in nearby gala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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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ought on “우주에 찍힌 고양이 발바닥, 제임스 웹이 포착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