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글을 읽을 때 어떤 문장은 술술 읽지만, 어떤 문장은 다시 읽기를 해야 이해할 수 있다. 연구진이 사람의 눈 움직임과 400개가 넘는 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비교한 결과, 처음 단어를 읽을 때는 사람과 AI가 비슷했지만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과정에서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사람도 글을 읽을 때 다음 단어를 미리 예상한다
사람은 문장을 읽으면서 다음에 어떤 단어가 나올지 어느 정도 예상한다. 예를 들어 익숙한 문장을 읽으면 예상했던 단어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눈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움직이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 앞에 나온 단어들을 보고 다음에 어떤 단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지 계산한다.
연구진은 성인 368명이 글을 읽는 동안 눈이 어디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측정했다. 이어 그 결과를 400개가 넘는 AI 언어 모델의 예측과 비교했다.
그 결과 사람이 글을 처음 앞으로 읽어나갈 때 각 단어를 얼마나 빨리 알아보는지는 AI의 다음 단어 예측 방식으로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었다.
즉, 예상하기 쉬운 단어는 빨리 읽고 예상하기 어려운 단어에서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 사람과 AI 모두에서 나타났다.
문장이 어려워지면 사람은 다시 읽기 시작
하지만 문장의 뜻이 복잡해지자 차이가 커졌다.
연구진은 일부러 처음 읽었을 때 뜻을 잘못 이해하기 쉬운 문장도 사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The old man the boat”라는 문장이다.
처음에는 ‘늙은 남자’를 뜻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노인들이 배를 운항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이런 문장을 읽다가 앞에서 이해한 내용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앞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기 시작한다.
실제로 사람이 글을 읽을 때 나타나는 눈 움직임 가운데 약 20%는 뒤쪽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AI의 다음 단어 예측만으로는 사람이 언제 앞부분을 다시 읽기 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특히 어려운 문장에서 사람이 한 단어를 오래 바라보거나 다시 읽는 시간을 AI는 실제보다 크게 짧게 예상했다.
이는 사람의 독서가 단순히 ‘다음 단어 맞히기’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은 단어를 알아본 뒤 지금까지 읽은 내용과 연결해 문장 전체의 뜻을 다시 만들고, 처음 생각한 뜻이 틀렸다면 다시 읽기를 해 처음의 해석을 고친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를 더 자세히 알아내면 인간이 글을 이해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새로운 계산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는 언어 학습이나 읽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는 연구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Tech Xplore, “Why do we labor when reading some words but not others? AI offers a partial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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