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주전자는 왜 영국보다 두 배나 느릴까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미국에서 전기주전자로 물을 끓이면 영국보다 거의 두 배 오래 걸린다. 배터리를 넣으면 영국 주전자만큼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단 1분 30초 정도를 줄이려고 가격과 무게, 안전 문제까지 늘릴 이유가 없어 실제 제품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미국 전기주전자는 왜 영국보다 느릴까

전기주전자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전기를 열로 바꿔 물을 데운다. 따라서 같은 양의 물이라면 더 강한 전기를 사용할수록 빨리 끓는다.

문제는 나라에 따라 콘센트에서 나오는 전기의 세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 가정은 약 120볼트를 사용하고, 일반적인 전기주전자는 약 1,500와트의 힘을 낸다. 반면 영국은 약 230볼트를 사용해 주전자가 최대 3,000와트 정도까지 낼 수 있다.

상온의 물 1리터를 끓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약 335킬로줄이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미국 주전자는 약 3분 40초, 영국 주전자는 약 1분 50초가 걸린다.

미국 주전자에 더 강한 열선을 넣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 가정의 콘센트와 전선이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전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전자 안에 작은 배터리를 넣으면 어떨까.

평소에는 콘센트로 배터리를 천천히 충전한다. 물을 끓일 때만 콘센트와 배터리가 동시에 전기를 보내면 순간적으로 약 3,000와트의 힘을 낼 수 있다.

실제로 비슷한 기술은 이미 전기레인지에 사용되고 있다. 콘센트에서 천천히 받은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요리할 때 한꺼번에 꺼내 강한 화력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술은 이미 있지만 90초 때문에 배터리를 넣지 않는다

미국 주전자를 영국 주전자만큼 빠르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배터리는 의외로 작다.

1,500와트를 추가로 약 2분 동안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약 50와트시 정도면 된다. 손실까지 고려해도 매우 큰 배터리는 필요하지 않는다.

그런데 주전자는 원래 매우 싸고 단순한 제품이다. 여기에 배터리와 충전장치, 안전장치를 넣으면 가격이 크게 올라간다.

배터리가 놓일 장소도 좋지 않다. 주전자 바닥은 물을 끓이기 위해 계속 뜨거워지는 곳이다. 높은 온도는 배터리 수명을 줄이고 안전 문제도 키울 수 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물을 끓인다면 배터리를 충전하고 사용하는 일도 계속 반복된다.

결국 배터리 주전자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고작 약 90초라는 점이다.

배터리를 넣은 전기레인지는 집의 전기공사를 하지 않아도 강한 화력을 사용할 수 있어 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주전자에 배터리를 넣어도 차 한 잔을 조금 빨리 마실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배터리 주전자가 없는 이유는 ‘만들 수 없어서’가 아니다. 만들 수 있지만 굳이 비싸고 복잡하게 만들 만큼 얻는 것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성치훈 기자 /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ABC, “Why Doesn’t A Battery-Boosted Electric Kettle Exist?”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