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이 한 번 사라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지로 쓰이던 땅도 사람이 손을 떼면, 생각보다 빠르게 숲과 생물들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열대우림, 30년이면 90% 가까이 회복된다
연구진은 에콰도르 북서부 지역에서 오랜 기간 보호된 숲과 농지, 그리고 다양한 단계의 숲을 비교했다. 그 결과, 농업에 사용되던 땅이 방치된 이후 약 30년이 지나면 생물 다양성이 원래 수준의 90% 이상까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원래 숲에 살던 동물과 식물의 약 75%가 다시 돌아왔다. 이는 단순히 나무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돌아오며 숲 전체가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박쥐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이 씨앗을 옮기고, 쇠똥구리 같은 곤충이 씨앗을 땅속에 묻고, 수많은 생물들이 꽃가루를 옮기면서 숲이 다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즉, 동물들이 숲을 다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물이 같은 속도로 돌아오는 건 아니다
열대우림의 모든 생물이 같은 속도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동이 쉬운 동물들은 비교적 빠르게 돌아오지만, 낙엽 속에 사는 작은 생물이나 토양 속 미생물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숲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는 이전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목초지보다 코코아 농장이 더 빨리 회복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농장에는 이미 나무와 그늘이 일부 남아 있어 초기 회복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진은 중요한 점을 강조했다. 숲이 빠르게 회복되기 위해서는 주변에 여전히 건강한 숲이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씨앗이 공급되고, 다양한 생물이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엔, 자연은 생각보다 훨씬 강한 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존의 숲을 지키는 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hys.org, “Biodiversity rebounds in Ecuador’s tropical rainforests after farming ce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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