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유방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아시아계 여성에서 최근 유방암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중국계와 베트남계 여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과거보다 빠르게 늘어난 아시아계 여성 유방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연구팀은 미국 내 아시아계 여성에서 유방암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저널 ‘JAMA Network Open’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프로그램 자료를 활용해 2000년부터 2022년까지 진단된 침윤성 유방암 사례를 15만 건을 분석했다. 아시아계 미국인과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여성의 유방암 발생 추이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집단 대부분에서 유방암 발생률이 매년 3%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계와 베트남계 여성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이미 미국 여성 가운데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집단으로 알려진 하와이 원주민 여성에서는 유방암 발생률이 매년 약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젊은 여성에서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2022년에는 50세 미만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같은 연령대의 백인 여성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에는 하와이 원주민을 제외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비히스패닉계 백인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최근 들어 그 차이가 빠르게 좁혀진 것이다.
중국계 여성 삼중음성 유방암 빠르게 증가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삼중음성 유방암의 증가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HER2가 모두 나타나지 않는 유형이다. 일반적인 호르몬 치료나 HER2 표적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워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계 미국인 여성의 삼중음성 유방암 발생 건수는 매년 6% 이상 증가했다.
젊은 여성 유방암 급증…정확한 원인은 아직 불확실
연구팀은 최근 유방암 검진이 늘어난 것만으로는 이번 유방암 증가세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방암 검진이 확대되면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암이 더 많이 진단되면서 전체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오히려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의 유방암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가 관찰됐다.
이는 단순히 검진을 더 많이 시행하면서 암이 더 많이 발견된 현상만으로는 최근의 증가 추세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50세 미만 여성에서 유방암이 빠르게 증가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출산과 같은 생식 관련 요인의 변화, 식습관, 생활 방식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요인만으로는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가파른 증가세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판단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이 강조한 부분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유방암 위험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아시아계 미국인,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사이에서도 유방암 발생률과 증가 속도, 암의 유형이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향후 생식 요인과 생활 습관뿐 아니라 각 집단에 특유한 환경적, 유전적, 사회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연정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JAMA Network Open, Breast Cancer Survival in Asian American Pati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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