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간 속 미토콘드리아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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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세포 안에는 에너지를 만드는 작은 공장이 있다. 미토콘드리아다. 하지만 이 조그만 소기관이 우리 몸속 장기 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하는지는 거의 알 수 없었다. 살아 있는 생체 내부에서, 그것도 세포 단위보다 더 작은 구조를 고해상도로 실시간 관찰하는 일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김준기 교수 연구팀이 이 오랜 과제를 풀어냈다. 쥐의 간세포 속 미토콘드리아를 실시간 초고해상도로 촬영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모델로 삼아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구조 변화를 직접 추적했고, 천연물 치료제의 회복 효과도 영상으로 입증해 영상기술과 병태생리 연구를 연결한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초고해상도 이광자 생체 현미경을 활용한 실시간 미토콘드리아 관찰 과정 모식도. 생쥐의 간에 장착된 현미경으로 영상을 획득한 뒤, 잡음을 제거하고 ‘방사형 요동 기반 초해상도 영상화(SRRF)’ 기법을 적용해 기존보다 2~3배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이는 살아 있는 장기 내 세포 소기관을 고해상도로 장시간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준기 교수팀 제공(2025)]

광학 장비 바꾸지 않고도, 더 선명하게 더 깊게

기존 광학 현미경은 해상도에 한계가 있다. 미토콘드리아처럼 아주 작은 구조는 흐릿하게 보일 수밖에 없고, 장기 내부처럼 조직이 계속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아예 촬영 자체가 어렵다.

김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광자 생체현미경에 ‘SRRF’라는 영상처리 기술을 접목했다. SRRF는 영상 속 아주 미세한 신호의 변화를 포착해 해상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여기에 조직 흔들림을 줄이는 장치, 영상 잡음을 줄이는 인공지능 기반 보정 기법 등을 함께 적용해 광학 장비를 바꾸지 않고도 기존보다 2~3배 더 정밀한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방식은 생체 손상이 거의 없고, 장시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질병 모델에 적용하기에도 유리하다.

알코올로 손상된 간, 영상으로 본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알코올성 간질환 생쥐 모델에 적용했다. 정상 쥐의 간세포에서는 미토콘드리아가 길게 연결된 섬유 형태로 나타났지만, 알코올을 투여한 쥐에서는 이 구조가 끊기고 조각난 모습으로 변했다.

이는 간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실제로 손상되었음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버버린(berberine)이라는 천연물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구조가 다시 복원되는 과정도 확인했다. 버버린은 미토콘드리아 분열을 조절하는 단백질에 작용해 손상을 줄이고 네트워크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김준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이번 연구는 단순한 영상 기술을 넘어서, 세포 수준에서 질환의 진행과 회복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겼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김준기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도 생체 내 소기관의 변화를 고해상도로 영상화할 수 있게 된 건 큰 진전”이라며 “향후 간질환뿐 아니라 염증성 질환, 암, 대사질환 연구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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