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장의 하늘을 나는 드론 뿐 아니라 기관총을 장착한 무인 지상 차량과 네 발로 걷는 로봇까지 등장하고 있다. 사람 대신 위험한 최전선에 투입되는 로봇이 빠르게 늘면서 미래 전쟁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사람 대신 총을 든 로봇 등장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도브로필랴 북쪽에 러시아군 5명이 침투해 건물에 숨어들었다. 이들을 공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직접 접근할 필요는 없었다.
드론 조종사들이 무인 항공기 3대와 무인 지상차량 2대를 투입했다. 지상차량에는 대구경 기관총이 장착돼 있었고, 러시아군은 사람이 직접 참여하지 않은 원격 공격으로 사망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공중 드론 공격은 흔해졌지만 최근에는 땅에서 움직이는 무인 지상차량의 활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을 최대한 자동화하고 병사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군사용 로봇 개발에도 나섰다.
무인 지상차량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도 원격조종 차량을 사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궤도가 달린 작은 운반차와 비슷한 로봇이 최전선에 물자를 공급하거나 부상자를 후송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역할이 달라졌다. 위성 인터넷을 이용하면 기존 무선통신보다 먼 거리에서도 로봇과 연결을 유지하기 쉬워져 물자를 나르던 기계가 직접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수천 대 규모의 무인 지상차량을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6년 7월에는 기관총을 장착한 ARK-1 로봇을 러시아 점령지인 킨부른 반도에 투입하는 작전도 벌였다.
네 발 로봇에서 무인 탱크까지…다음 단계는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
그렇다면 영화처럼 인간 형태의 로봇 병사가 전쟁터에 등장할까.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로버트 톨라스트 연구원은 당분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인간형 로봇은 무겁고 비싸며 넘어지기 쉽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네 발로 걷는 로봇은 현실적인 후보로 꼽힌다. 다리를 이용하면 바퀴나 궤도가 이동하기 어려운 울퉁불퉁한 지형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탱크도 미래 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통신이다. 현재 무인 지상차량 대부분은 사람이 멀리서 조종하기 때문에 통신이 끊기거나 방해받으면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다.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위성 인터넷 역시 전파 방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이다. 이미 양측이 사용하는 일부 공중 드론에서는 사람이 계속 조종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기술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훨씬 어렵다. 센서 가격이 낮아지고 영상 인식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포탄으로 파헤쳐지고 장애물이 가득한 전장을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며 이동하는 것은 여전히 큰 기술적 과제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로봇이 인간 병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물자 운반과 부상자 후송에서 시작한 무인 기계가 정찰과 공격까지 맡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직접 위험한 전장에 들어가지 않는 방향으로 전쟁 기술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BBC Science Focus, “These terrifying robots could be the future of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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