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이 까다로운 식성으로 매년 수천 톤의 먹이를 다른 야생 동물들에게 제공하며 북극 생태계의 핵심적인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학술지 ‘오이코스(Oiko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북극곰은 사냥한 물개를 전부 먹기보다는 영양가가 풍부한 지방층 위주로 섭취하는 걸로 밝혀졌다. 이렇게 북극곰 한 마리가 1년간 남기는 먹이 잔여물이 약 300kg에 달한다. 현재 북극에 서식하는 약 26,000마리의 북극곰이 남기는 잔여물을 합산하면, 연간 무려 760만 kg(약 8,375톤)에 이르는 막대한 양의 고기가 다른 종들에게 제공되는 셈이다.

[사진=David Merron Photography / Getty Images]
북극여우부터 눈올빼미까지… 곰의 뒤를 쫓는 ‘식객들’
연구진은 1930년대부터 수집된 관찰 기록을 분석하여 북극곰이 남긴 사체가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주요 수혜 종으로는 북극여우, 갈매기, 까마귀, 눈올빼미, 심지어 늑대와 회색곰까지 포함되는 걸로 확인됐다. 특히 북극여우는 북극곰이 사냥한 먹이를 포기하고 떠나기만을 기다리며 그 흔적을 추적하는 생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곰 감소, 생태계 전체 붕괴로 이어질 수도
날로 지구의 온도가 오르면서 빙하도 함께 녹고 있다. 이는 북극곰이 사냥을 위해 바다를 헤엄치다가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음을 뜻하며, 이는 곧 체력 고갈과 아사로 이어져 개체 수 감소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극곰의 위기가 단순히 한 종의 멸종 가능성을 넘어, 북극 생태계 전체의 ‘식량 공급망’이 붕괴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Polar bears leave behind thousands of tons of food scraps for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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