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심우주 관측 이미지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작은 붉은 점(little red dots)’이 천문학계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떠올랐다. 별도 아니고, 일반적인 은하로 분류하기도 어려운 이 붉은 점들은 우주 초기 화면 곳곳에 찍혀 있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이 정체불명 천체들이 가스와 먼지에 가려진 블랙홀 활동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Phys.org가 소개한 이번 연구는 JWST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붉은 점들의 성격을 정밀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는 여러 국제 연구진이 참여해 JWST의 CEERS, COSMOS 등 심우주 조사 프로그램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붉게 보이는 점광원 천체들의 색, 밝기, 스펙트럼 특성을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하며, 이들이 기존 천체 분류 체계에 들어맞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별도 은하도 아니다, 그래서 더 수수께끼다
연구진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이 천체들이 모두 우주 초기 영역, 즉 매우 큰 적색편이를 가진 거리에서 관측됐다는 점이다. JWST의 근적외선 관측 덕분에 이전 망원경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이 미세한 점광원들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문제는 형태와 색이다. 이 붉은 점들은 일반적인 은하처럼 넓게 퍼진 구조를 보이지 않고, 별처럼 점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색과 밝기 분포를 살펴보면 단순한 별로 보기에도 맞지 않는다. 연구진은 “형태는 별에 가깝지만, 빛의 특성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이 천체들을 미스터리로 만드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색·밝기·스펙트럼을 대조하자 드러난 단서
연구팀은 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분광기(NIRSpec) 데이터를 이용해, 작은 붉은 점 후보 수백 개를 선별하고 이들의 색 지수와 스펙트럼을 하나씩 분석했다. 이후 이를 기존 은하 샘플과 별 데이터, 활동성 은하핵(AGN) 자료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천체들은 일반 은하에서 흔히 보이는 별 형성 신호나, 활동성 은하핵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방출선 패턴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별에서 기대되는 흡수선 구조도 뚜렷하지 않았고, 은하에서 보이는 복합적인 스펙트럼 구조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근거로, 작은 붉은 점들이 기존 분류 체계 어디에도 깔끔하게 들어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가설, “가려진 블랙홀 활동일 수 있다”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던 연구진은 이 붉은 점들이 **가스와 먼지에 둘러싸인 상태의 블랙홀, 즉 가려진 활동성 은하핵(AGN)**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원문에서는 이 천체들의 스펙트럼 특성과 적외선 밝기 분포가, 먼지에 가려진 블랙홀 활동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유사하다는 점을 연구진이 직접 언급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천체들은 일반적인 은하나 별과 다르게 보이며, 가려진 AGN 모델과 일치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동시에, 현재 데이터만으로 이들을 모두 블랙홀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는 먼지에 둘러싸인 작은 은하이거나, 아직 구조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천체일 가능성도 함께 열어두고 있다.

아직 단정은 이르다… “정체 규명은 진행 중”
여러 분석 결과를 종합한 연구진의 결론은 신중하다. 작은 붉은 점들이 가려진 활동성 은하핵, 즉 블랙홀 활동일 가능성이 유력한 해석 중 하나이긴 하지만, 현재 데이터만으로 이를 모두 블랙홀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원문에서도 이 붉은 점들이 하나의 유형으로 깔끔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여러 물리적 시나리오가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논문에 참여한 연구자는 “이 천체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별이나 은하의 전형적인 모습과 다르다”며 “왜 이런 형태로 보이는지, 어떤 물리 과정이 작용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중요한 결론은, 이 붉은 점들이 단순한 관측 오류나 잡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천체 집단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JWST 관측 화면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유형의 점광원이 확인된다는 점이 그 근거다. 연구진은 이들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천문학계에서는 JWST의 관측 능력이 향상되면서, 과거에는 하나의 점으로만 보였던 대상들이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작은 붉은 점 역시 우주 초기 환경과 블랙홀 활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hy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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