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도 방콕 한복판에서 도로가 무너져 내리며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했다. 도심 핵심 지역에서 벌어진 이번 사고로 교통은 마비되고, 전력과 수도 공급까지 끊기면서 도시 기능 일부가 정지 상태에 놓였다. 사고 지점은 서부 두싯(Dusit) 지역으로, 인근에 바지라 병원과 경찰서가 위치해 피해 파급력이 더욱 컸다.
차량 3대 씽크홀 추락···건물 일부 내려앉아
24일 오전(현지시간), 4차선 도로가 갑자기 꺼지면서 폭 약 30m, 면적 900㎡, 깊이 수십m에 달하는 구덩이가 생겼다. 현장은 출퇴근 차량이 많은 구간으로, 사고 직후 차량 3대가 싱크홀에 빠져들었다. 다행히 탑승자들은 신속히 구조돼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도로 전체가 무너져 내린 충격으로 일대 교통망은 즉시 차단됐고, 구급차와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 현장을 통제했다.
싱크홀은 바지라 병원과 두싯 경찰서 앞 도로에서 발생해 공포를 키웠다. 붕괴 충격으로 병원 건물 하부 일부가 내려앉았으나, 지하 기둥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어 큰 구조적 위험은 없는 것으로 당국은 판단했다. 반면 경찰서 건물은 기초 구조물의 균열이 확인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두 건물의 환자, 직원, 민원인 전원이 긴급 대피했으며, 병원은 외래 진료를 이틀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사고 여파가 단순히 도로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공공 서비스 전반에 직접적인 차질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근 지하철 공사 원인 추정···지반 약화
도로 붕괴는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도시 인프라 전반에 연쇄적인 피해를 남겼다.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지하를 지나던 수도관과 전력선이 동시에 파열돼 대량의 수돗물이 쏟아져 나왔고, 전기선에서는 스파크가 튀어 화재 위험까지 제기됐다. 방콕시는 즉시 해당 지역의 전력과 수도 공급을 차단하고, 현장에 응급 복구팀과 기술 인력을 투입해 추가 피해를 막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찻찻 시티판 방콕 시장은 이번 사고가 인근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건설 공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대형 터널 공사가 지반을 약화시킨 상태에서 지하수 유입이나 배관 파열이 겹치면서 대규모 붕괴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태국은 우기에 접어든 시기여서 폭우가 쏟아질 경우 토사가 추가로 유실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 당국은 교통 통제와 주민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지반 안정화 공사와 피해 복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싱크홀은 지하 구조물이나 지반이 장기간 약화되면서 갑작스럽게 붕괴하는 현상이다. 발생 직전에는 여러 가지 징후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빠르게 인식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우선 도로나 인도, 건물 주변 땅에 실금 같은 균열이 생기고 시간이 갈수록 넓어지거나, 문과 창문이 삐걱거리며 닫히지 않는 등 건물 구조에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주차장 바닥이나 잔디밭이 국지적으로 꺼지거나 사람이 밟았을 때 땅이 푹 내려앉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위험 신호다.
배수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물이 고이거나 역류하는 현상, 특정 구역의 식물이 빠르게 시들거나 나무가 기울어지는 현상 역시 지하 침하와 관련 있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새벽 같은 조용한 시간대에 땅에서 낮은 울림이나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면 지반 약화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물리적 변화를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싱크홀 피해를 예방하는 핵심이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A Bangkok road collapse creates a sinkhole disrupting traffic and prompting evacu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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