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 핵심 열쇠인 초거대 블랙홀의 병합 과정이 사상 처음으로 근거리 관측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냈다. 본에 위치한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 연구소(MPIfR)의 실케 브리첸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최근 왕립천문학회 월간회보(MNRAS)를 통해 마카리안 501(Mrk 501) 은하 중심에서 서로를 초근접 거리에서 공전하는 두 개의 초거대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블랙홀 병합의 최종 단계를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121일의 춤, 데이터로 입증된 초근접 공전 궤도
연구팀은 약 23년에 걸쳐 수집된 고해상도 전파 관측 자료를 분석하여, 기존에 알려진 제트 외에 두 번째 제트의 존재와 그 움직임을 확인했다.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이 두 블랙홀은 약 121일 주기로 서로를 공전하고 있으며, 두 천체 사이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약 250~540배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태양 질량의 1억 배에서 10억 배에 달하는 초거대 블랙홀의 규모를 고려할 때 극도로 가까운 거리이며, 질량에 따라 향후 100년 이내에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로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

중력 렌즈 효과와 중력파 탐사의 새로운 지평
이번 연구에서는 2022년 6월 관측 당시 복사선이 구불구불한 경로를 거쳐 아인슈타인 고리 형태로 도달하는 현상이 포착되었는데, 이는 앞쪽 블랙홀의 중력 렌즈 효과가 뒤쪽 제트의 빛을 왜곡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Mrk 501 시스템이 방출하는 저주파 중력파를 펄서 타이밍 어레이(PTA)를 통해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중력파가 감지된다면, 두 거대 블랙홀이 나선형으로 충돌하며 주파수가 증가하는 과정을 통해 초거대 블랙홀 병합 과정을 인류가 직접 목격하는 최초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초거대 블랙홀 쌍: 은하 충돌 과정에서 각 은하 중심의 블랙홀들이 서로 가까워져 쌍성을 이룬 시스템이다.
- 아인슈타인 고리(Einstein Ring): 거대한 질량의 중력 렌즈 효과로 인해 배경 천체의 빛이 고리 모양으로 왜곡되어 보이는 현상이다.
- 펄서 타이밍 어레이(PTA): 우주의 정밀 시계인 펄서의 신호 주기를 분석하여 초장파 중력파를 탐지하는 기술이다.
손동민 에디터 / hello@sciencewave.kr
자료: Phys.org
제공: 사이언스웨이브 (https://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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