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의 전기적 리듬과 뇌 활동의 동기화 확인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배 속이 묵직하게 뭉치거나 갑자기 소리가 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속이 울렁이거나 긴장이 풀린 뒤 배가 아픈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흔히 ‘속이 뒤틀린다’는 표현처럼, 위와 감정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 신경 생리 반응으로 긴밀히 얽혀 있다. 위는 음식물이 없을 때도 약 20초 간격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이 전기적 리듬은 1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장 신경계, 즉 ‘제2의 뇌’를 거쳐 미주신경을 통해 뇌와 연결된다.
위-뇌 결합, 강하면 불안·우울↑ 약하면 안정·균형
오르후스대학교 연구팀은 위-뇌 리듬의 결합 강도가 정신 건강과 어떤 관련을 맺는지 분석했다.
연구에는 18세에서 47세까지 243명이 참여했으며, 전기위도(EGG)로 위의 활동을, 휴식 상태 기능적 MRI(fMRI)로 뇌 활동을 동시에 측정했다. 또 불안·우울·스트레스·피로·수면·삶의 질·사회적 지지 등 37종의 심리 지표를 설문으로 기록했다. 참가자에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집단뿐 아니라 불안·우울 증상자, ADHD·자폐·불면 특성을 가진 사람들도 포함됐다.
머신러닝 분석 결과, 특히 전두–두정엽 네트워크(frontoparietal network)에서 위 리듬과 뇌 신호의 결합 강도가 정신 건강 상태와 뚜렷하게 연결돼 있었다. 불안·우울 등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참가자일수록 이 영역에서 결합이 비정상적으로 강했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참가자들은 같은 영역에서 결합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정확히 어떤 생리적 과정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어느 네트워크를 통해 이런 현상이 드러나는지는 확인된 셈이다.

연구팀은 “위-뇌 결합이 지나치게 강하면 심리적 부담을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정신 건강을 뇌에만 국한해 설명할 수 없으며, 위의 리듬 같은 장기의 활동이 정서와 인지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위 리듬의 조율 상태에 따라 불안과 우울이 심해지거나, 반대로 안정감이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정신 건강 관리에서 위-뇌 연결을 고려해야 함을 분명히 한다.
또한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에 치중됐던 기존 접근과 달리, 위의 고유한 전기적 활동이 정신 상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앞으로 비침습적 미주신경 자극, 약물, 기계적 개입 등을 통해 위-뇌 결합을 조절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으며, 정신 건강 연구와 치료가 뇌 중심에서 신체 전체의 리듬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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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ought on “마음의 짐, 위(胃) 리듬까지 무너뜨린다···위-뇌 활동 동기화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