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포함해 지구의 모든 생명이 ‘루카(LUCA)’라는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최초의 공통 조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언제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 갔는지를 추적하며 생명의 기원을 다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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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LUCA), 모든 생명의 공통 조상
과학자들이 찾고 있는 ‘루카’는 마지막 보편적 공통 조상이라는 뜻이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 사람부터 나무, 버섯, 박테리아까지 모두 이 존재에서 갈라져 나왔다.
시간을 아주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인간의 조상은 수백만 년 전의 유인원으로 이어지고, 더 올라가면 포유류의 공통 조상, 그리고 모든 동물의 공통 조상으로 이어진다. 이 흐름을 계속 따라가면 결국 수십억 년 전, 단 하나의 세포에 도달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루카다.
루카는 막대 모양의 단세포 생물로, 바다 깊은 곳의 열수 분출구 근처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미생물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루카가 최초의 생명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보다 더 이전에 생명이 시작됐고, 그중 하나의 계통이 살아남아 오늘날 모든 생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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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이전, 생명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형성됐고, 그로부터 약 5억 년 뒤 생명이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아직도 거의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다.
과학자들은 생명이 처음에는 단순한 분자들이 스스로 복제하기 시작하면서 출발했을 것으로 본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고, 그중 하나가 루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연구에 따르면 루카는 약 42억 년 전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생각보다 꽤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명체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DNA를 가지고 있었고, 단백질을 만드는 ‘리보솜’이라는 구조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세포를 보호하는 막과,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도 갖추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거의 모든 생명체가 사용하는 ATP라는 에너지 분자를 루카도 활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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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생명의 갈래와 루카의 의미
현재 지구의 생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박테리아, 고세균, 그리고 진핵생물이다.
박테리아와 고세균은 단세포 생물로, 매우 작은 크기지만 지구 거의 모든 환경에서 살아간다. 반면 진핵생물은 세포 안에 핵과 기관을 가진 더 복잡한 생명체로, 인간과 동식물이 여기에 속한다.
이 세 갈래는 모두 하나의 루카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루카를 이해하면 생명이 어떻게 다양해졌는지도 함께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루카 연구는 지구 밖 생명 탐사에도 중요한 힌트를 준다. 생명이 어떤 조건에서 시작되고 어떻게 진화하는지 알게 되면, 다른 행성에서도 비슷한 과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도 많다. 예를 들어 루카가 정말 42억 년 전에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 그 시기에 거대한 소행성 충돌이 있었다면 생명이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결국 루카 연구의 핵심은 단순히 ‘첫 조상’을 찾는 것이 아니다.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복잡해지고,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Meet LUCA, the ancestor of all life on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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