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쓰고 더 키운다…나노 셀레늄으로 완성한 차세대 쌀 재배 전략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5억 명 이상이 먹는 주식이다. 하지만 논농사에는 막대한 양의 질소 비료가 쓰이고, 이 중 상당수가 작물에 흡수되지 못한 채 그대로 환경으로 유실된다. 벼의 질소 이용 효율은 30%에 그칠 때가 많아, 투입한 비료의 70%가 수질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는 셈이다.

비료 자체의 생산 과정도 탄소 집약적이어서 농민의 비용 부담뿐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준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녹색혁명’ 이후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농업 패러다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확된 벼 이삭과 쌀 알을 비교한 결과, 비료를 줄인 처리군(RF)은 알이 가늘고 수확량이 떨어졌으나, 나노 셀레늄을 함께 사용한 처리군(RF+Se ENMs)은 알이 굵고 수확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오른쪽 사진은 실제 포장에서 드론과 장비를 활용해 나노 셀레늄을 엽면에 살포하는 실험 장면이다.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비료 30% 줄여도 생산·품질 유지

미국 매사추세츠대와 중국 장난대 연구진은 나노 크기의 셀레늄을 활용해 이런 병목을 풀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연구팀은 중국 장쑤성 쿤산시 시험 논에서 드론으로 나노 셀레늄 현탁액을 벼 잎과 줄기에 분사했다. 그 결과 질소 비료를 30% 줄여도 생산량은 유지됐고, 질소 이용 효율은 30%에서 48%로 크게 개선됐다. 온실가스와 암모니아 배출은 18.8~45.6% 줄었으며, 농민의 경제적 이익은 쌀 톤당 38% 이상 늘었다.

쌀알 자체의 품질도 향상됐다. 단백질과 일부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증가했고, 셀레늄이 더 많이 축적돼 영양학적 가치가 높아졌다. 단순히 수확량을 지킨 수준을 넘어, 소비자에게 더 건강한 곡물을 제공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광합성과 뿌리, 미생물이 만든 선순환

효과의 비밀은 식물 내부의 연쇄 반응에 있다. 나노 셀레늄은 벼의 광합성을 40% 이상 끌어올렸다. 증가한 탄소 동화산물은 뿌리로 흘러 들어가 뿌리의 성장을 촉진했고, 동시에 다양한 유기물을 분비해 토양 미생물 군집을 활성화했다. 굵고 건강해진 뿌리와 활성화된 미생물이 함께 토양 속 질소와 암모늄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해, 비료 사용량이 줄어도 생산성과 품질이 유지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중국 쿤산시 시험 논에서 진행된 실험 결과, 비료를 30% 줄이면(RF)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지만, 같은 조건에서 나노 셀레늄을 함께 처리했을 때(RF+Se ENMs)는 오히려 기존 관행 재배(CK)보다 높은 수확량과 더 무거운 쌀 알을 얻을 수 있었다.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기후·비용·영양에 대한 해법

세계 쌀 농사는 전체 질소 비료 사용량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비료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온실가스 감축, 농가 비용 절감, 곡물 영양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나노 셀레늄을 활용한 이번 연구는 논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와 암모니아 배출을 줄이고, 곡물 단백질과 아미노산 함량을 높였다는 점에서 농업과 환경, 영양 문제를 함께 겨냥한 사례다.

국내 벼농사는 비료 가격 변동과 환경 규제 강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드론을 활용한 엽면 살포는 노동력을 줄이면서 균일한 처리를 가능하게 해, 스마트농업 인프라와의 연계가 용이하다. 다만 나노 소재 농자재의 안전성 검증, 국제적 표준화,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은 반드시 필요하다.

벼가 흡수하지 못하는 비료가 하천과 대기로 흘러가는 문제를 줄이고, 동시에 수확량과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면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Wang, Zhenyu et al, Nanotechnology-driven coordination of shoot–root systems enhances rice nitrogen use efficiency,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508456122

자료: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