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에서 다시 일어서려면…‘외상 후 성장’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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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을 겪은 뒤에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피하기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다루는 것이 외상 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상실 이후 삶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 ‘외상 후 성장’과 관련이 있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깊은 슬픔을 마주해 성장을 이루다

배우자나 부모, 자녀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상실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깊은 슬픔을 받아들이고 회복하는 방법과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상실 이후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회복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이 주목한 점은 외상 후 성장이다. 그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사건을 경험한 뒤 삶의 목표나 행동, 믿음, 정체성 등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단순히 슬픔이 사라지거나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겪은 일을 되돌아보고 그 경험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으면서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는 과정에 가깝다.

연구진은 상실에 대처하는 방법을 크게 ‘문제 중심 대처’와 ‘감정 중심 대처’로 구분했다.

문제 중심 대처는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방식이다. 감정 중심 대처는 슬픔과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감정을 다루는 방식도 다시 나뉜다. 적극적인 감정 대처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힘든 경험을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반대로 회피적 대처는 깊은 슬픔 자체를 느끼지 않으려고 피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성인 889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문제 중심 대처와 감정 중심 대처는 상실의 충격과 외상 후 성장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나 배우자를 잃은 사람들에게서 이런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더 큰 고통을 경험한 사람들이 더 높은 수준의 성장을 경험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다만 이는 큰 상실을 겪으면 반드시 성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실 이후의 반응과 회복 과정은 사람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감정을 억누르는 것보다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외상 후 성장 수준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여성이 깊은 슬픔을 느낀 경험을 의도적으로 되돌아보고 의미를 찾는 사고를 더 많이 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무너진 삶에 대한 생각과 믿음을 다시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성이 감정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도 감정을 조절하고 균형을 찾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누가 사망했는지 또는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와 관계없이 문제 중심 대처와 감정 중심 대처가 성장에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감정을 계속 억누르거나 피하는 대처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처리할 기회를 줄여 회복과 성장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슬픔에서 회복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없애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슬픔을 인정하고 표현하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정리하고 앞으로 살아갈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할 필요도 없다. 가족과 친구를 비롯해 자신이 신뢰하는 공동체의 사회적·정서적 지지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ology Today, “Recovering From the Death of a Loved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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