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개, 소, 말, 돼지, 닭, 오리, 염소, 토끼, 당나귀, 거위 등을 쉽게 들게 된다. 세계적으로 가축의 종류를 헤아리면 수백 종이다. 가축을 영어로 domestication, stock, livestock 등으로 부르는데, domestication은 ‘순화(淳化), 길들임’이라는 뜻이 있다. 야생하던 동물을 여러 세대에 걸쳐 선택적으로 교배하면서 인간이 원하는 상태로 순화시키고 길들인 동물이라는 뜻이다.
인류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던 약 15,000년 전부터 개를 순화시켰고, 11,000년 전부터는 소, 염소, 양, 돼지를, 5,000년 전부터는 말을, 3.250년 전부터는 닭을 가축화했다. 인류는 포유동물만 아니라 곤충인 꿀벌과 누에를 5,000년 전부터 가축화했다.
야생동물을 가축화한 목적 3가지
- 반려동물 : 개, 고양이, 토끼, 앵무새, 햄스터, 금붕어
- 축산가축 : 소, 돼지, 양, 염소, 닭, 오리, 거위, 칠면조
- 힘 이용(역용동물) : 말, 당나귀, 낙타, 물소, 야크, 리마, 알파카
어떤 동물이 가축이 되었나?
- 인간이 제공하기 쉬운 식물성 사료를 잘 먹는 동물
- 관리하기 편하고, 증식과 성장이 빠른 동물(코끼리의 경우 15년이 되어야 성체가 되므로 가축화가 늦었다.)
- 제한된 우리 속에서 번식이 가능한 동물
- 인간을 공격하지 않고, 인간에 대한 공포가 적은 온순한 동물
- 잘 길들여지고, 인간으로부터 도망치지 않는 동물
- 인간을 절대적인 주인(우두머리)으로 인식하는 습성이 있는 동물
- 생활환경이 변해도 잘 적응하는 동물
야생동물이 가축으로 변한 이유
가축은 인간에게 먹을 것과 노동력과 자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들도 인간의 도움이 좋았기 때문에 가축이 되었다.
- 먹이가 극도로 귀한 우기, 건조기, 홍수, 적설, 추운 겨울에도 미리 저장해둔 사료를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도움을 원하게 되었다.
- 가축이 된 동물은 우두머리를 따르는 본능적 행동을 한다. 인간의 보호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물은 인간(주인)을 좋아하고 따르게 되었다.
- 개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은 인간이 버린 음식물을 먹으면서 인간이 사는 주변에서 공생 관계로 변했다. 인간에 의해 수백 세대에 걸쳐 좋은 형질이 선택되고 길들이는 동안 가축들은 그들의 야생 조상과 달리 인간에 대한 공격성과 공포가 없어지고, 육식성에서 잡식성으로 소화기관이 변하는 등 여러 면에서 유전자에 변화가 생겨났다. 지구상에 사는 포유류 약 5,400종, 새 약 10,000종 중에 중요한 가축이 된 동물은 20여 종이다. 이들 중에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가축은 소, 돼지, 양, 염소, 말 5종이고, 기타 개와 고양이, 닭, 오리, 칠면조, 순록, 당나귀, 리마, 알파카, 낙타, 야크 등이 있다.
1. 개가 가축이 된 시기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가축이 된 동물은 개였다. 개가 인간이 주는 먹이를 먹고, 인간이 제공하는 보금자리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고 추정되는 시기는 약 15,000년 전(25,000년 전이라는 주장도 있음)이다. 이 시기는 인류가 먹거리를 찾아 이동하면서 채집하거나 사냥하며 살던 구석기시대(약 330만 년 전~기원전 10,000년)에서 신석기시대로 들어서던 때였다.
농경을 하면서 정착생활을 하게 된 이 시기에 가축이 된 개는 사람을 따르며 사냥을 돕고, 맹수의 공격으로부터 주인을 지켜주며(경비), 작은 썰매를 끌고, 추울 때는 체온을 나누는 귀중한 반려동물(companion animals)이 되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개가 지금처럼 가족의 일원으로 크게 대접받지 못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나쁜 것이 있으면 개떡, 개복숭아, 개살구, 개망초, 개차반(개밥그릇), 개고생, 개꿈 등이라 말했고, ☓새끼, ☓잡놈, ☓싸움, ☓소리, ☓수작, ☓나발 등 욕지거리 머리에 개를 붙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개는 애완동물에서 더 승격하여 가족의 일원인 반려견으로 대접받게 되었다.

수많은 품종으로 육성된 개는 전세계에 현재 7억~10억 마리가 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집안에서 주로 생활하지만 여러 개발도상국에서는 거의 옥외에 내놓고 키운다. 학술지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2018년>에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독일 본-오베르카셀 지역의 무덤에서 인간과 개가 함께 매장된 것이 발견되었다. 방사선 연대분석 결과 그 무덤의 나이는 14,223년이었다. (개의 조상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본사 블로그 <개는 언제 왜 가축이 되었나? 참조>
2. 가축이 된 양
양의 조상은 기원전 11,000~9,000년 전에 이란과 아르메니아 등지의 고지에 살던 아르메니안 무플론(Armenian mouplon)이라 추정되고 있다. 현재 무플론은 야생하는 개체 수가 수천 마리에 불과하여 보호종이 되어 있다. 양은 인간에게 고기, 젖, 털, 털가죽, 뿔을 제공한다.

3. 돼지
중국 북부와 아시아 서부에 생존하던 야생 돼지가 가축화된 시기는 기원전 9,400년 경이라 추정되고 있다. 야생돼지는 지금도 곳곳에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4. 소
현재 세계에서 사육되는 소의 품종은 1,000종이 넘는다.

소의 조상은 오늘날 사라지고 없는 오록스(aurochs)라는 옛 동물이었다. 키 1.8m, 몸길이 250-300cm인 오록스는 길이가 80cm 정도 되는 길고 강력한 뿔을 가지고 있었다.
오록스는 유럽 동부, 북아프리카, 아시아 서부에 야생했으며, 인간의 지나친 사냥으로 16세기에 멸종했다.
5. 염소
투르키예와 이란이 있는 서아시아 산악지대에 사는 야생 염소인 아이벡스(bezoar ibex)가 지금의 염소 조상이다. 기원전 약 8,000년 경에 가축이 되어 인간에게 살, 젖, 털, 가죽, 뿔을 제공한다.
6. 고양이
아프리카 전역과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 신장에 사는 아프리카야생고양이(African wildcat)가 현재 고양이의 선조이다. 기원전 8,000년 경에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가축화된 고양이는 차츰 세계로 전파되었다. 40-70종의 품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밤눈이 뛰어나게 밝고, 청각, 후각, 미각이 인간보다 월들히 발달해 있다.
고양이는 털을 혓바닥으로 깨끗이 단장하는데 긴 시간을 보낸다. 그들의 혓바닥에는 0.5mm 정도 되는 케라틴 성분의 돌기가 가득 솟아있으며, 마치 털빗과 같은 역할을 한다.

7. 닭
동남아시아에 야생하는 붉은정글닭(red junglefowl)과 회색정글닭(grey junglefowl)이 기원전 6,000년 경에 가축화된 것이 오늘날의 닭이다.
8. 낙타

아라비아 사막지대에서 인간과 함께 살게 된 단봉낙타의 야생 선조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기원전 4,000년 경에 가축화되었다. 이와 별도로 기원전 2,500년 경에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야생하던 쌍봉낙타(몽골낙타)도 가축이 되었다. 낙타는 건조하고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살코기와 젖과 털을 제공하는 동시에 등짐을 나르고, 똥까지 연료로 제공하는 반려동물이 되었다.
9. 말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지에 사는 몇 종의 야생말이 기원전 4,000-3,500년 경에 오늘날의 말로 가축화되었다. 야생말 중에는 멸종한 종류도 있다.
10. 집토끼
집토끼는 이베리아반도에 사는 코니(coney)라 불리는 유럽토끼가 서기 600년 경에 가축화되었다.
인간과 함께 살게 된 동물은 집비둘기, 앵무새, 칠면조와 같은 새 종류, 금붕어, 비단잉어와 같은 어류, 꿀벌과 누에 같은 곤충도 있으며, 시베리아 산림지대의 유목민에게는 순록(reindeer)이라는 사슴 종류가 가축이다. 이들 반려동물이 없다면 인간에게는 어려운 일이 많을 것이다. 인류의 선조들은 동물만 순화시켜 반려로 만든 것이 아니라 벼, 밀, 옥수수, 콩, 감자와 같은 식물도 야생으로부터 반려가 되도록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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